[기자수첩] 카다피 몰락에 대한 우리의 올바른 자세

정치 / 박대웅 / 2011-08-24 10:53:42
새로운 중동 시대 시작, 장기적인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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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중동의 핵심 산유국 리비아를 42년 동안 통치해오던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사실상 붕괴했다. 지난 6개월 동안 내전 상태 속에서 수도 트리폴리를 공격하던 리비아 반(反)정부군이 21일 트리폴리 시내 대부분을 장악하고 후계자인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을 비롯한 일족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비록 카다피 관저 부근에서 정부군이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으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리비아의 미래는 국민들의 손에 달렸다"면서 카다피의 실각을 기정사실화 했다.

중동의 민주화 열풍 '재스민 혁명'은 올해 초 튀니지의 벤 알리 독재정권을 23년 만에 몰락시킨 것을 시작으로 지난 2월에는 이집트의 30년 무바라크 독재정권을 무너뜨렸고, 예멘·바레인에서도 민주화 불길을 댕겼다. 지금은 시리아가 수많은 희생자를 내면서 민주화의 회오리 속으로 들어갔고, 이 열풍이 언제 친서방 왕정체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로까지 번질 것인지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리비아에는 현재 우리 기업 21곳이 진출해 있고 해외건설 수주 잔액은 74억달러다. 그러나 우리가 리비아 교민의 안전확보나 건설공사 재개 여부, 재건사업에 한국업체의 참여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중동은 우리가 국내에서 사용하는 원유의 91.6%, 천연가스의 73.4%를 들여오고 있는 지역이다. 국가 경제의 생명선과 같은 에너지 공급원(源)인 것이다. 중동의 민주화가 조기에 정착하면 좋겠지만, 만약 정정이 더 불안해지면서 원유 가격이 폭등할 경우에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중동 연구나 중동과의 교류는 경제 중심으로만 이루어져 왔으며, 이슬람에 대한 근거 없는 반감이 강하고 문화적 이해도 깊지 못하다. 중동 전문가를 키우고 중동과 인적 교류를 활성화해야 중동의 정세변화에서 우리의 에너지 공급의 생명선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경제 교류를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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