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세계육상][중간결산③]역대 4번째 세계신기록 無?

스포츠종합 / 뉴시스 제공 / 2011-08-31 10:56:52

'역대 최고'가 실종됐다.

27일 개막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중반을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 세계신기록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고작 대회 타이기록 하나가 나왔을 뿐이다. 기록 흉작이다.

29일 여자 포환던지기의 발레리 아담스(27·뉴질랜드)가 21m24로 종전 대회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 유일한 수확이다. 올해 최고기록도 겨우 5개 나왔다.

어설픈 운영으로 내외신 기자들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대회조직위원회가 기록 흉작이라는 새로운 암초를 만났다. 육상은 0.001초를 다투는 찰나의 스포츠다. 신기록 없는 대회는 흥미가 없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계기록이 나오지 않은 적은 딱 3번 있다. 1997년 아테네대회(그리스), 2001년 에드먼턴대회(캐나다), 2007년 오사카대회(일본)다. 흥행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표적인 대회들이다.

2009년 베를린대회에서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남자 100m, 200m에서 세계기록을 세웠고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아니타 볼다르칙(26·폴란드)이 수립했다.

이번 대회 들어 유난히 기록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8월말 대구의 높은 기온과 습도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장거리 선수들에게 덥고 습한 날씨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것은 고문에 가깝다.

트랙 종목 기록을 제조하기(?) 위해 '마법의 양탄자'로 불리는 몬도트랙을 깔았지만 이 역시 기대 이하다. 강화된 출발 규정도 단거리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 기록 양산에 장애를 준다는 지적이다.

거물급 스타들의 불참과 부상 등도 이유다. 대회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남자 100m에서 일인자 볼트의 경쟁자인 아사파 포웰(29·자메이카)과 타이슨 게이(29·미국)가 불참했다.

남자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 하일레 게브라셀라시에(38·에티오피아)도 다음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대회 출전을 이유로 대구행을 포기했다. 여자 높이뛰기에서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노리는 블랑카 블라시치(28·크로아티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도 1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5000m 출전을 포기했다. 1만m에서는 경기 도중 기권했다.

은근히 세계기록을 기대했던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는 입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기온이 23도에서 32도로 일교차가 크고 습도는 50~70%로 습하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역대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신기록 수립 건수

1983년 핀란드 헬싱키 - 2건
1987년 이탈리아 로마 - 1건
1991년 일본 도쿄 - 3건
1993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 5건
1995년 스웨덴 예테보리 - 4건
1997년 그리스 아테네 - 0건
1999년 스페인 세비야 - 2건
2001년 캐나다 에드먼턴 - 0건
2003년 프랑스 파리 -2건
2005년 핀란드 헬싱키 - 3건
2007년 일본 오사카 - 0건
2009년 독일 베를린 -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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