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100m 부정출발 실격의 아픔을 딛고 2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볼트는 3일 오후 9시20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전에서 19초4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9년 베를린대회에 이어 2연패다.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출발 실격으로 몬도트랙을 밟아보지도 못한 볼트는 이날 금메달로 설움을 씻었다.
볼트는 "아주 기분이 좋다. 최선을 다해 최대한 빠르게 달렸다.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실격에 대해선 "내 잘못이다"며 "다른 선수들은 한 번은 부정출발을 허용하도록 바꾸자고 하지만 나는 이번에 좋은 교훈을 얻었고 더욱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볼트와의 일문일답이다.
-우승 소감.
"아주 기분이 좋다. 최선을 다했다. 최대한 빠르게 달렸다. 자랑스럽다."
-라이벌이 누구라고 생각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달리는가.
"지난 몇 년 동안 모든 선수들을 진지하게 나의 경쟁상대로 생각했다. 오늘 달린 모든 선수가 훌륭하고 모두 경쟁상대다. 달릴 때는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스쳐간다. 200m는 길기 때문에 여러 생각이 든다. 현재 최상의 상태가 아니라서 내 자신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잘하자고 다짐한다."
-오늘 레이스 평가.
"어려운 경기였다. 3번 레인에서 뛰는 것이 처음이다. 원래 5, 6번에서 뛰는데 3번이라 어려웠다. 코너를 돌 때 어려웠지만 그래도 괜찮게 돌았다고 생각했다. 턴을 할 때 교과서적으로 했다. 어쨌든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다. 오늘 기술이 최고는 아니었지만 열심히 했다."
-100m에서 부정출발을 했는데.
"설명하고 싶다. 시즌 내내 스타트를 열심히 훈련했다. 나를 봤다면 알겠지만 예선 때부터 좋은 성적을 냈다. 스타트가 좋지는 않았지만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긴장해서 부정출발을 저지른 것 같다. 흥분했고, 빨리 뛰고 싶었다. 계속해서 '빨리 시작하자' '빨리 뛰자'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긴장했던 것 같다. 'SET'이라고 말했을 때 'GO'라고 말한 것을 들은 것 같았다. 전적으로 내 실수다. 요한 블레이크가 충분히 금을 딸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누군가 따야한다면 블레이크에게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블레이크도 훈련을 열심히 하나.
"처음 블레이크와 함께 훈련했을 때부터 '이 사람은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육상을 굉장히 사랑한다. 잘하고 싶어 한다. 열심히 훈련하고 건강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나도 열심히 하지만 나보다 열심히 하는 선수가 많다. 나는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성실하고 더 열심히 하는 선수가 많은 것 같다. 블레이크도 열심히 해서 만족스럽다."
-블레이크와 같은 제스처를 했는데.
경주를 시작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 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가 흔들리는 장면이다. 엔진에 시동을 거는 것 같은 제스처를 한 것이다.
-좋은 교훈.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것을 배운 주였다. 너무 흥분했고, 긴장이 돼서 차분하게 경기에 임해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스타트를 열심히 훈련했고 상태가 좋았다. 하지만 앞으로 차분히 경기하며 경기를 즐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출발 규정에 대한 생각은.
"실격은 안타깝지만 내 실수였다. 이미 규정을 알고 있어서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다. 선수들은 한 번은 부정출발을 허용하도록 바꾸자고 하지만 나는 이번에 좋은 교훈을 얻었고 더욱 집중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코치도 '옆에 다른 훌륭한 선수들이 있으니 천천히 차분하게 뛰어라' '미리 예측하려 하지 마라'고 말해줬다."
-아직 대구에서 세계기록이 깨지지 않는데 대구 환경은.
"나는 이번에 달랐다. 우선 바람이 역풍이다. 오늘은 조금 바람의 방향이 달랐다. 그래서 세계기록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기록도 충분히 만족한다.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서 세계기록을 깰 수 있다고 생각지는 않았다. 기록에 만족한다."
-아프리카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아프리카 선수들은 여전히 장거리에서 최고다. 1600m 계주에서도 메달권에 들어 기쁘다."
-계주와 개인전의 차이점.
"계주는 즐겁다. 팀원들도 재미있고 계주는 즐겁게 한다. 팀 동료들도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런던올림픽 400m 출전설에 대해선.
"그런 말을 한 적 없다. 400m 출전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내 코치가 올림픽 이후의 계획은 말하지 말라고 했다."
-200m에서 20초대 이하의 선수들이 많아졌다. 현재 단거리의 독보적인 존재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20초 이하로 달리는 선수들은 많다. 내가 독보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상대들도 비슷한 기록을 내고 있었다. 이 선수들과 기록을 겨루는 것이 좋다."
-부정출발 직후 있었던 일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물론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너무 열심히 훈련했기에 실망이 컸다. 최고의 상태를 만들기 위해 훈련했는데 그 결과를 보여주지 못해 내 자신에게 실망했다. 그래서 보조트랙으로 가서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차분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부정출발 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이 먼저 잊어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나.
"사람들은 나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물론 100m에서 실수했지만 오늘 경기도 있었고, 내일은 계주도 있다. 앞으로 경기들에만 집중할 것이다. 오늘도 좋은 경기를 위해 준비했다. 관중들이 큰 환호성을 보내줘 감사했다. 관중들이 뛸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줬다.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
-경기 전에 퍼포먼스를 하는데 '열심히 할 것이다'라는 마음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은 아니다. 그저 경기 전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그 때, 그 때 생각나면 한다. 내 성격인 것 같다."
-내년에 올림픽이 있다. 올림픽 목표는.
"내일 계주를 한 이후에 2번 더 대회에 참가한다. 시즌을 일단 잘 마무리하고 싶다. 100m를 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의지가 강해졌다. 나는 전설이 되고 싶다. 런던올림픽이 이정표가 될 것이다. 런던올림픽에서는 장난치지 않고 진지하게 임하겠다. 물론 그 전에 장난쳤다는 말은 아니다. 성실히, 열심히 준비하고 진지해질 것이다."
-부정출발 이후 다음 경기를 준비할 때 변화가 있었나.
"큰 변화가 없었다. 앞으로 남은 2개 대회에서도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경기에 임하겠다. 최대한 빨리 뛰는 것이 목표다. 집중하고 즐길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변이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대회는 흥미로웠다. 여러 사건이 있었고, 이변도 많았다. 하지만 원래 잘하던 선수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경기를 잘 해서 이변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잘하는 선수들이 부상을 입은 경우도 많았다. 아마 챔피언 타이틀 방어하지 못한 선수들은 더 철저히 준비할 것이다. 내년 시즌이 재미있을 것 같아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100m를 뛰었다면 기록이 어땠을 것 같나.
"기분을 돌이켜보면 그 때 9초70, 9초60 정도 나왔을 것 같다. 그것만 나왔어도 만족했을 것이다. 블레이크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내가 부정출발해서 기록이 다소 떨어진 것 같다. 블레이크도 제대로 뛰었다면 9초8정도 나왔을 것 같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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