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역할론’...제1 야당의 자존심 회복 관건

미선택 / 배정전 / 2011-09-15 13:51:20
서울시장 후보 경선 비상에 "자기비하 말고 자부심 갖자"

손.jpg[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64)가 ‘민주당 역할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정당정치 위기 속에서도 제1야당의 존재 이유가 있고, 유력한 당내 후보가 없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지만 민주당이 할 몫이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14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당직자 조회에서 “민심만 어려운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많이 어렵다”면서 “당 대표인 나는 오죽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은 ‘안철수 돌풍’이 촉발시킨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 당의 간곡한 요청에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67)의 불출마 선언 등 안팎의 시련에 부닥쳐 있다. ‘안철수 바람’이 거셀수록, 야권 통합론이 커질수록 민주당의 존재감은 반비례로 약해지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국민은 스스로 존중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 ‘안철수 돌풍’으로 정당이 외면을 당하고 정당정치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다시피하고 있다”고 진단한 뒤 “우리는 자기 반성을 하고 냉혹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이 대한민국 역사와 국민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고 해온 일에 대해 조금도 자기 폄하를 해선 안된다. 더 큰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당정치 불신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갈망을 반영한 것이지만, 정당정치는 여전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기를 인정하되, 성찰과 자성을 통해 새출발하자는 뜻이다. 당 지지도 하락, 사기 저하 등 당내를 향한 메시지도 담겨 있는 셈이다.

당 밖을 향한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지난달 서울시장 보궐선거 일정이 확정될 때만 해도 10여명에 달했던 민주당 내 후보군은 3~4명으로 추려졌다. 하지만 오는 25일 당내 경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시민후보인 박원순 변호사(55)의 지지율에 견줄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고 흥행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누가 나오더라도 민주당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겠는가, 민주당 없이 선거에 승리할 수 있겠는가”라고 대외적으로도 민주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제1야당이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 와도 “범야권 단일후보를 민주당의 후보로 승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반대로 시민사회 후보로 나선 박 변호사에게 선거 전에 민주당 입당을 재차 권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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