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놀자] 그리스발 유럽위기 철저히 대비해야 할 때

미선택 / 박대웅 / 2011-09-16 10:56:44
그리스 부도 염려 금융시장 곤두박질, 외화 유동성 확보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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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14일 원ㆍ달러 환율이 30.50원이나 올라 1100원대를 돌파했다. 코스피는 3.5% 이상 폭락해 1740선으로 밀리는 등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였다. 금융시장이 날벼락에 가까운 대요동을 보인 이유는 추석연휴 동안 세계 금융시장이 그리스 부도 염려로 곤두박질친 데 따른 영향을 뒤늦게 반영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추석연휴 마지막 날 유럽과 미국 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섰음에도 한국 금융시장이 시간이 흐를수록 변동폭을 키운 것은 남유럽 국가 재정위기가 조기에 봉합되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외국인은 14일 현재 주식을 7000억원어치 팔았고 최근 7거래일간 매도액이 2조원에 달했다. 한국 금융시장은 세계적으로 가장 취약함을 다시 한 번 입증하고 말았다. 13일 현재 우리나라 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155bp로 리먼 쇼크 당시 700bp에 육박했던 것에 비하면 매우 안정적이긴 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100bp 안팎에서 움직이던 것이 8월 이후 급등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

독일이 그리스를 지원하고 중국이 그리스 국채를 사준다면 부도를 피할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비관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그리스 2년물 국채 금리가 이미 70%를 넘어 이미 심각한 정크로 취급되고 네덜란드 금융회사는 그리스 부도 확률이 98%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부도가 현실화한다면 돈을 꿔준 유럽 은행들이 큰 손해를 입고, 이렇게 되면 유럽 은행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한국 등 국외 투자자금을 본격 회수하려 들 것이다. 그러면 국제 금융시장에 돈줄이 빡빡해질 것이고 그런 연유로 14일 한국 원화 환율이 급등한 것이다. 그리스보다 덩치가 엄청나게 큰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른 남유럽 국가들로 위기가 전파된다면 그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우리나라 단기외채는 2분기 말 현재 1497억달러, 총외채 3980억달러 가운데 49.2%로 리먼 쇼크 때 60% 이상보다는 낮아졌다. 그러나 국내 은행들의 외화 차입금 중 유럽계 은행 비중은 50%를 웃돈다. 유럽계 은행들이 자금을 본격 빼내갈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제주체들이 외화 유출입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외환당국은 통화스왑 체결 대상국을 확대해 유사시 외화 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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