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수첩]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라!

미선택 / 박대웅 / 2011-09-16 10:57:21
수권정당의 역량, 대중들에게 확실히 인정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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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민주당이 한명숙 전 총리의 서울시장 보선 불출마 선언 후 공황상태로 빠져드는 듯한 분위기다. 제1야당이 자칫 서울시장 후보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만들어내는 파장이 큰 탓이다.

손학규 대표는 14일 "민주당 없이 승리 없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자"며 10·26 재·보선에서의 민주당 역할론을 설파했으나 당내에서는 "선거용 떠돌이 정당으로 전락했다"는 등의 자조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총선이나 대선이라고 해서 달라질 게 뭐 있느냐는 성급한 우려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초라한 현실은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민주당이 '반사이익의 정치', '천수답의 정치'로 일관한 데 따른 필연적 결과다.

민주당은 그간 자신들의 정책이나 이념의 실현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한나라당의 패착에 안주해온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각종 선거 때마다 야권 단일화만이 승리라는 맹신에 매달려 정책 대결을 소홀히 한 것도 이를 부추겼다.

정치 현실 때문에 어느 정도 불가피성은 있었다 해도 선거전은 늘 정권의 중간심판이었을 뿐 자신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다짐은 뒷전으로 밀렸다. 그 결과 민생문제 해결이나 대중과의 소통에서 역량 부족을 드러냈다. 반값 등록금 등 먼저 창출한 복지 이슈도 정책대안 마련 미비 등 뒷심 부족으로 한나라당에 주도권을 넘겨준 경우가 적지 않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제1야당의 위기가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위기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제1야당의 기본적 책무인 견제와 균형은 바로 굳건한 야당의 존재감을 바탕으로 한다. 존재감은 물론이고 자신감마저 상실해가는 제1야당의 위상은 모두의 불행이다.

물론 최근의 민주당 위기론은 부풀려진 측면도 있다. '안철수 충격'은 '반(反) 한나라당' 정서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점에서 여야, 보수·진보 막론하고 아전인수로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안철수 현상'이 정치 허무주의로 흐르는 것은 더더욱 경계해야 한다.

지금 민주당은 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안철수 현상"은 허약한 정당정치의 실상을 고발한 만큼, 민주당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아 상식적 절차에 따라 의연히 대처하면 될 일이다. 제2, 제3의 안철수 찾기 같은 임기응변식 대처로는 위기 극복은 고사하고 신기루를 좇는 것에 불과할지 모른다.

제1야당, 수권정당으로서의 역량을 대중에게 인정받기 위해선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하면 쇄신과 변화의 모습을 보일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위기 극복의 의지마저 상실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위기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자존심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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