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전 일으킨 성범죄로 말년에 망신살이 뻗쳤던 폴란드의 로만 폴란스키(78) 감독이 2년 전 못 받은 평생공로상을 받기 위해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에 참석한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5일 "폴란스키 감독이 27일 열리는 스위스 취리히 영화제에 참석해 평생공로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폴란스키 감독은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친구 잭 니컬슨의 집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중 술과 약에 취해 있던 당시 13세 소녀 모델 사만다 가이머를 성폭행한 혐의로 미국 사법당국의 수배를 받아왔다. 이듬해 혐의를 인정한 후 자신이 태어난 프랑스로 달아나 33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09년 9월26일 취리히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초청으로 공로상을 받으려고 스위스에 입국하던 길에 취리히 공항에서 스위스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그는 4주간의 수감생활 후 45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스위스 그스타드 칸톤(州) 스키 휴양지에 있는 자신의 사유지 '샬레'(별장)에서 10개월 동안 가택연금 생활을 하다 스위스 정부가 미국의 송환 요청을 거부함에 따라 지난해 7월 석방됐다.
세계 188개 나라에서는 인터폴의 감시를 받지만 스위스와 프랑스를 오가는 것은 자유롭다.
폴란스키는 영화 '순진한 마법사'(1960), '반항'(1965), '맥베스'(1971), '차이나 타운'(1974) '테스'(1979), '진실'(1995), '피아니스트'(2003), '올리버 트위스트'(2005), '유령작가'(2010) 등의 작품을 남기며 명성을 쌓았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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