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놀자] '리먼사태'에도 정부는 '괜찮다'고만 할 것인가

미선택 / 박대웅 / 2011-09-27 11:06:58
정부는 '펀더멘탈 타령'만으로 국민 불신 불식 못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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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위기 징후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금융시장 주요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면서 3년 전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의 악몽을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국가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한국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최근 뉴욕시장에서 202bp(1bp=0.01%)까지 치솟아 글로벌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프랑스(197bp)보다 높다. 외환시장 불안도 심각해 지난 23일에는 외환당국이 하루 동안 무려 40억~50억달러 매도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붓는 3년여 만의 초대형 시장 개입으로 원ㆍ달러 환율 1200원 돌파를 막았다. 주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해 머지않아 환율과 주가지수 수치가 역전됐던 3년 전 상황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폐막한 연차총회 공동성명을 통해 "세계 경제가 특별한 주의를 요구하는 위험한 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거 외환위기 직전처럼 펀더멘털이 좋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지속하는 데다 외환보유액이 리먼 파산 당시(2396억달러)보다 많은 3122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총외채가 리먼 사태 때보다 많지만 단기외채가 1500억달러로 당시의 1900억달러보다 적다는 것도 낙관론의 배경이다.

그러나 단기외채뿐 아니라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각각 338조원과 86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이 단기에 이탈하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다. 외환보유액도 2000억달러는 투기세력의 공격 의지를 꺾을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점에서 1000억달러 이상을 사용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처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 있고 금리도 워낙 낮아 추가 인하가 어렵다는 점도 위기 극복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가 국민의 불안감을 부추겨서도 안 되지만 상황을 호도하고 펀더멘털 타령만 하다가는 국민의 불신을 사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 징후를 빈틈없이 파악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리먼 사태 이후 설치했던 '워룸(비상경제상황실)'을 부활할 필요가 있다.

외화유동성 부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통화스왑과 같은 국제공조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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