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통합후보 경선에서 박원순 변호사(55)가 유리한 고지에 섰다. 30일 TV토론 후 실시된 배심원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51)을 10.34% 포인트 차이로 앞서 기선을 제압한 것이다. 다만 오는 3일 실시되는 국민참여경선에서 제1야당의 조직력을 등에 업은 박 의원이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돼 최종 변수는 남아 있다.
30% 비율이 반영되는 배심원단 평가는 ‘중간 성적표’라고 할 수 있다. 사전에 선정된 1400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배심원단 평가는 일반 여론조사와 참여경선 현장투표를 절충한 형태다.
박 변호사는 여론조사상 우위가 배심원 평가에서도 확인된 만큼 승기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5일 민주당 경선에서 이긴 뒤 맹추격하던 박 의원의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여론조사 성격이 가미된 배심원 평가에 견줘 박 변호사는 1~2일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박 의원을 누를 가능성이 커졌다.
마지막 승부처는 참여경선이다. 조직의 힘이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참여경선에서는 박 의원이 우위에 설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경선 반영 비율도 여론조사(30%)보다 참여경선(40%)이 더 높다. 박 변호사가 배심원제에서 10% 이상 이기고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박 변호사 측은 참여경선에서 박 의원에게 큰 격차로 뒤지지만 않으면 야권의 최종 후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박 의원으로선 일반 여론조사에서 격차를 줄인 뒤 참여경선에서 대역전극을 노려야 할 판이다.
이날까지 현장투표에 참여할 선거인단에는 5만2000여명이 신청했다. 선거인단 모집 마감시한인 1일 낮 12시까지는 6만명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당초 목표치 10만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조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박 변호사 측이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많이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인단은 6 대 4 정도로 우세할 것으로 본다”며 “배심원제와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와의 격차를 10%포인트 이내로 좁히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민주당과 박 변호사는 이날 세몰이에 주력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64)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의 후보, 박영선 후보가 (통합경선에서) 돼야 승리한다”고 밝힌 뒤 한국노총을 방문, “박 의원이 서민과 노동자의 생활에 관한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동행한 박 의원도 “서울시와 산하기관에 비정규직이 3800명 정도 되는데 이들을 정규직화하겠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 지지선언도 잇따랐다.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이이화 역사문제연구소장 등 사회 원로와 김동춘(성공회대)·김호기(연세대)·조국(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지식인·교수 173명, 박 변호사가 만든 희망제작소에서 인턴을 했던 청년·대학생 89명이 “박 변호사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될 것을 희망한다”고 각각 지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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