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민주당에 격랑이 일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통합경선 패배와 4일 손학규 대표 사퇴로 혼돈 속으로 빠져든 것이다. 선거 패배의 뒤끝에 시민사회의 정당정치 변화 요구가 겹치면서 당 안팎에서는 “모조리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통합경선에서의 패배는 채찍질로 돌아왔다. 제1의, 전통야당을 자처해오다 시민사회 후보 박원순 후보(55) 앞에서 무기력했다는 자평이 대다수였다.
곧바로 당내에서는 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우제창 의원(48)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론 반대편에 서 있다는 현실에 깊은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화운동으로 이뤄진) 1987년 체제의 기득권을 버리고 당 구조를 모조리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의원(61)도 “민주당은 확실히 패배했다”며 “네 탓, 내 탓 공방으로 허송세월하지 말고 시대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손 대표 사퇴 표명 소식에 당은 더 술렁였다. 여기에 향후 지도부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전당대회 차점자인 정동영 최고위원(58)이 대표직을 승계해 직무대행을 할지, 김진표 원내대표(64)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민주당 당헌은 새로운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선출직 최고위원 중 다수득표자 순으로 대표직을 대행하게 돼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이 원한다면 승계할 수 있다. 정 최고위원이 고사하면서 새 지도부를 뽑자고 하면, 김진표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12월 초로 예정돼 있는 전당대회는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당 권력지도의 재편기를 조기에 맞고 큰 폭의 변화를 요구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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