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심재희 기자]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 UAE의 저항이 예상 외로 매우 거셌고, 태극전사들의 플레이 자체도 세밀함이 떨어졌다. 신승이었다.
조광래호가 UAE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대승에 대한 예상이 많았지만, 한 골 차 승리에 그쳤다. 공격은 UAE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뚫어내지 못했고, 수비는 집중력에서 또 다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수 차례 위기에 빠졌다.
냉정하게 볼 때, 전반전은 위험했다. 대승을 노리면서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UAE 공격수들의 개인기에 말리면서 실점 위기를 맞았다. 만약 불의의 선취골을 내줬다면, 매우 힘든 경기를 맞아야 했던 조광래호다.
전체적으로 답답한 전개 속에 대표팀의 활력을 불어넣은 선수는 중원의 사령관 기성용이었다. 사실 기성용의 컨디션은 이날 경기에서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셀틱과 대표팀을 오가면서 펼친 강행군 탓에 치쳐 있었다.
하지만 '큰 물에서 논' 그는 역시 달랐다. 기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팀 전술의 중심축 역할을 해줬고, 전매특허의 날카로운 킥으로 공격의 활로를 불어넣었다. 후방에서 때려주는 긴 '택배 크로스'는 어김없이 UAE의 빈 공간을 파고들면서 한국 공격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는 든든한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난 기성용이었다. 후반 19분 코너킥으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결국 이 골은 결승골이 됐고, 기성용은 공식적인 경기 MVP에 선정됐다. 'Key'가 찬 '기가 찬' 코너킥이 조광래호에 값진 승점 3점을 선사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기성용은 셀틱과 대표팀에서 점점 더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에 진출할 때 들었던 '몸싸움에 대한 약점'을 완벽하게 커버한 모습이다. 거기에 대포알 중거리포와 날카로운 프리킥을 더욱 가다듬으면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그의 이름처럼, 팀의 'Key'로서 책임감 있는 활약을 펼쳐보인 기성용. 조광래호의 'Key' 기성용이 앞으로도 대표팀 전술의 중심축으로 맹활약을 펼쳐보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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