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서울시장 후보 S.W.O.T 분석- ① 박원순을 말하다

정치일반 / 박대웅 / 2011-10-22 10:5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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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1000만 서울 시민의 삶을 짊어지고 나갈 '일꾼',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의 장단점을 S.W.O.T분석으로 통해 알아봤다. 오늘은 첫 순서로 범야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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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rength(강점) : 새정치를 향한 국민적 열망

박원순 범야권 후보의 강점은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적 열망과 그 궤를 같이한다는 점이다. 기득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검사직을 집어던지고 시민운동에 몸담았다는 그의 이력은 기성 정치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성공 스토리로 다가갔다.

여기에 계속되는 정부의 실정과 '폭력국회'로 대변되는 기성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은 '안풍'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지지율 50%가 넘는 승자 '안철수'가 5% 미만의 약자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하는 '아름다운 양보'로 이어졌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승자독식 사회'에 지쳐 기대 곳이 필요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박원순 바람'이 분 것이다. 이 바람은 야권통합후로 경선을 통해 더욱 거세졌다. 특히 민주당 박영선, 민노당 최규엽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진 야권통합에 대한 기대감은 '새로운 정치'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기대심리를 싹틔우며 박원순 후보의 강점으로 자리메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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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akness(약점) : 시민운동은 '대부' 하지만 정치는 '초보'

박원순 후보의 약점은 현실 정치에 있어 '초보'라는 점이다. 비록 박 후보가 '시민운동의 대부'라고 하지만 시민운동과 현실 정치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바로 '검증'이다.

나경원 후보는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박 후보의 대북관(천안함 사건)과 친서민적 이미지(뜯어진 신발), 대기업 후원금 전용 의혹(아름다운재단), 부인회사 비리 의혹, 학력 위조 등 다양한 논란을 제기했다. 이는 분명 시민사회 운동 당시 박 후보가 겪었던 그 어떤 검증보다 혹독했다.

한 마디로 호된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박 후보는 이 같은 각종 의혹들을 대처하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미숙함을 보였다. 때문에 계속되는 TV토론회와 의혹 공방전에서 나 후보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실제로 선거 초반 10%대로 벌어졌던 지지율은 현재 오차범위 내 혼전으로 바뀌었다. 여당 내부에서도 검증 공방이 지지율 격차 해소에 주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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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portunity(기회) : 정당정치 50년, '야권+시민사회'의 대연정

박원순 후보의 득세는 대한민국 정당정치 50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찍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왔다. 정당정치 50년의 세월을 거치며 국민들은 '군부독재'와 '3김 정치' 등을 지켜봤다. 이과정에서 정치는 철저히 정치인의 전유물로만 각인됐다.

하지만 박 후보의 등장은 시민사회 세력에게 정치참여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이념과 정책 등에서 독자노선을 걸었던 제1야당과 진보진영의 손을 맞잡게 했다. 한마디로 50년 정당정치사에 없었던 야권과 시민사회의 대연정을 이끈 것이다.

미국의 월가 점령 시위에서 볼 수 있듯 전세계는 정치참여를 위한 시민들의 움직임이 거세다. 우리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학생은 '반값등록금'을, 상인들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차상위계층은 복지지출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 열심히 일하자'라던 '착한 국민'들이 반기를 든 것이다. 정당정치 50년, 우리 정치는 '야권과 시민사회의 대연정'이라는 새로운 기회 앞에 있다. 그리고 그곳에 박원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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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eat(위협) : '사상누각' 위 야권연대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을 거꾸로 생각하면 '기회는 곧 위기'라고 볼 수 있다. 박원순 후보가 사상 초유의 야권과 시민사회의 연대 위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정권심판'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이룬 후 붕괴될 위협도 현저하다. 마치 모래바닥 위에 누각을 짓는 것과 같다.

때문에 박 후보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야권연대다. 실제로 민주노동당은 선대위 출범시 '민주당의 입지가 너무 넓다'며 선대위 참여를 거부하기도 했다. 또한 무소속이라는 박 후보의 신분적 특성은 당선 후 제1야당인 민주당 위주의 야권연대라는 한계에 직면할 위험성을 키우는 불안요소다.

여기에다 만일 야권연대가 파열음을 낼 경우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의 동조를 이끌어 내는 일은 더욱 어렵다.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모든 행정을 담당하는 '작은 대한민국'인 수도 서울을 경영하는데 있어 여당의 동의와 동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야권연대가 단순히 '정권심판'을 위한 합종연횡이라면 박 후보는 자신이 공약한 '서울을 바꾸는 희망셈법'의 자판을 튕겨보지도 못하고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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