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정국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처리를 독려하는 편지로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지난 7일 김 수석은 여당 의원들에게 'FTA 반대=김일성의 길' '투자자·국가소송제도=여당 정체성' 등과 같은 표현으로 '색깔론'까지 부각시키며 여당 의원들의 FTA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야당은 "청와대발 날치기 독려 명령"이라고 반발했고, 여당 역시 청와대의 공개 압박에 당혹감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대변인은 "한·미 FTA 비준 강행처리를 위해 한나라당의 정체성과 북한까지 끌어들이는 김 수석 발언에 어이가 없다"면서 "국민이 합리적으로 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반미세력으로 몰아붙이며 색깔론을 끌어들이는 게 청와대 수석 역할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수석이 강하게 비판했던 정동영 최고위원도 "이완용 논리와 똑같다. 매국이냐, 애국이냐 문제"라며 "국회가 청와대 병졸이던 권위주의 시절 논리"라고 반박했다. 민주노동당 신창현 부대변인은 "정무수석이 날치기 독려를 통해 정국을 파행으로 내몰고 있으니 이명박 정부로부터 민심이 떠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여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 기회에 해보자"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중도층 인사들은 "당의 운신 폭이 더 줄었다"고 우려했다. 권영진 의원(경북 안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10일이나 11월 24일을 D-데이로 정해놓고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는 것은 국민의 바람이 결코 아닐 것"이라며 "몸싸움하는 국회에 참여하지 않고, 참여할 경우 19대 국회에 불출마하기로 한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했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