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하이닉스 인수 포기하나…'이상기류'

미선택 / 뉴시스 / 2011-11-09 08:56:33

SK텔레콤의 하이닉스 인수 작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하이닉스 인수 본입찰을 불과 이틀 앞둔 8일 검찰이 SK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면서 9일 현재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인수 포기 가능성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인수를 연관짓지 말아달라"면서도 "하지만 이번 수사가 하이닉스 인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당초 하이닉스를 인수할 후보로 SK텔레콤과 STX가 경쟁을 벌였지만 지난 9월 STX가 하이닉스 인수 포기를 선언하면서 SK텔레콤 단독 입찰 형태로 굳어졌다. 하지만 채권단은 새로운 인수후보를 찾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24일 진행될 예정이었던 본입찰을 여러 차례 미룬 끝에 결국 오는 10일로 연기했다.

만약 SK텔레콤이 이번에 하이닉스 인수 포기를 선언한다면 하이닉스 매각작업은 또 다시 장기간 안갯속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통신업계 일각에 따르면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오히려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압수수색을 제쳐놓고 보더라도 지속적인 하이닉스 주가 상승으로 인수가격 부담이 높아진데다, 하이닉스 인수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현재 롱텀에볼루션(LTE) 등 여러 신규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고 요금인하 방안 시행 등으로 매출감소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경영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3조원대에 이르는 투자를 그대로 진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8일 새벽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에 있는 SK홀딩스, SK가스 등 일부 계열사와 을지로 SK텔레콤빌딩, 그룹 관계자 자택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18개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2800억원 중 일부를, 자금세탁을 거쳐 선물투자에 동원하거나 손실액보전에 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계열사들의 자금을 유용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일단 지금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SK는 9일 중 본입찰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