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라모스 "퇴출 결정, 번복되길 기도"

스포츠 / 뉴시스 제공 / 2011-11-10 09: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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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퇴출 결정이 번복되길 기도하겠다."

222㎝로 프로농구 최장신 센터인 피터 존 라모스(26)의 퇴출이 결정됐다. 그가 한국에서 뛸 수 있는 경기는 불과 1~2경기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퇴출을 결정한 구단에 항의하는 것 같았다.

서울 삼성은 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퇴출이 결정된 외국인선수 라모스를 비롯한 주전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94-87로 승리, 지긋지긋한 6연패에서 탈출했다.

라모스는 32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종횡무진 활약에 승리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웃을 수 없었다. 라모스는 삼성 구단 자체회의를 통해 지난 8일 퇴출이 결정됐다. 이날 경기는 퇴출이 결정된 이후 맞은 첫 경기.

라모스는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 지난 6일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완패한 뒤 선수단 자체미팅이 있었는데 벼랑 끝이라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자고 모두가 각오를 다졌는데 오늘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승리를 부른 자체미팅이 끝나 후 라모스는 퇴출 소식을 접했다. 라모스는 "처음에는 매우 슬펐다. 동료들과 구단 직원들 모두가 가족, 형제처럼 잘 챙겨줬고 장난도 많이 쳤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정이 들어 퇴출 소식을 들은 후 방에 들어가 나오지도 않았다"면서 "하지만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이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프로선수다. 아마추어가 아니기 때문에 떠나게 된 것은 아쉽지만 마지막까지 가장 좋은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몇 경기를 더 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더했다.

라모스는 그동안 삼성의 골칫덩이 취급을 받았다. 키는 크지만 스피드나 너무 느려 수비에서 구멍이었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잦았다. 쉬운 골밑 플레이도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받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라모스의 문제라기보다는 동료들이 그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한 템포 느린 패스, 정확하지 않은 패스가 라모스를 서두르게 했고 자연스레 부진한 모습으로 이어졌다는 것.

하지만 라모스는 자신의 탓이라는 듯 동료들을 감쌌다. 이날 활약에 대해 "동료들이 내가 떠나는 것에 대해 아끼는 마음으로 나에게 더욱 많은 기회를 준 것 같다. 기량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동료들이 준 것이다"고 말했다.

라모스는 아직 젊다. 언제든지 KBL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은 선수다. 특히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선수를 2명 보유-1명 출전으로 바꿀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그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 불보듯 뻔하다.

라모스는 "(추후 한국 행은)당연히 고려할 것이다. 한국은 정서나 문화, 모든 것이 좋다. 팀의 (퇴출)결정이 번복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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