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7년 만에 개통한 '스마트한 지하철' 신분당선이 지난 10월 28일 오후 개통했다. 강남, 양재서초구청, 양재시민의 숲, 청계산입구, 판교, 정자 등 총 6개역을 지나는 빨간 노선, 신분당선을 직접 타봤다.
# 스마트한 지하철 '무인 운행'
신분당선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인 운행'이라는 점이다. 스크린 도어가 열리고 지하철 첫 칸에 오르는 승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시원하게 뻥 뚫린 앞 유리창이다. 지하철의 노란 헤드라이트가 켜지고 다음 정거장을 향해 육중한 전동차의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승객들에게 마치 '은하철도 999'의 철이가 된 듯한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다른점이 있다면 그 배경이 우주가 아닌 땅 속이라는 것 뿐이다.
기관사가 없다고 해서 불편한 점은 없다. 신분당선은 지하철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종합관제센터에서 원격시스템으로 자동 관리·통제한다. 객실 내 사건·사고 역시 객차에 설치된 CCTV를 통해 모니터된다. 신분당선주식회사 관계자는 "무인 열차운행이라는 전세계적 흐름에 맞춰 우리나라 최초로 기관사 없이 운행된다"며 "그래도 운행 초기 승객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열차당 기관사 1명을 첫 2년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가격대비 성능 '최고' 강남→정자 16분이면 'OK'
신분당선의 또 다른 강점은 뭐니뭐니 해도 속도다. 강남역에서 정자까지 16분만에 갈 수 있다. 분당선에 비해 29분, 광역버스에 비해서는 18분이나 단축된 셈이다. 역간 소요 시간 역시 2~3분 내외로 기존 지하철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청계산입구역과 판교역은 역간 거리가 먼 만큼 6분 정도 소요된다.
기본요금은 1600원(10km이내)이다. 10km를 넘을 경우 100원이 추가된다. 강남역에서 정자역까지(총 거리 17.3km) 갈 경우 요금은 1800원이다. 또 강남역(2호선), 양재역(3호선) 등 서울지하철에서 환승도 가능하다.
# 쾌적함과 안전…두 마리 토끼 잡다!
지하철 내부는 양쪽 의자 배치 간격이 넓고 중앙부에 기둥을 설치해 서서 가는 사람들의 편의도 고려했다. 또 주항색과 파랑색으로 꾸며진 내부 의자는 지하철 방화 등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불연성 내장재로 꾸며져 안전성과 쾌적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전동차 앞뒤에 비상탈출문을 설계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불의의 사고시 승객들은 지하철역 곳곳에 표시된 노란색만을 따라가면 금세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표지판이 배치돼 있다.
# 지하철 범죄, CCTV로 막다!
신분당선의 가장 특이한 점은 객차 곳곳에 CCTV가 설치된 점이다. 당초 사생활 침해와 초상권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우호적이었다. 이날 지하철에 탑승했던 조모 씨(24.여.서초구)는 "여성입장에서 성범죄가 많은 지하철에서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김모 씨(56.여.정자동)는 "세상이 흉흉한데 좋은 취지로 쓰인다면 괜찮은 생각인거 같다"고 말했다.
최근 철도 범죄는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성추행은 3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강도와 절도는 3배나 증가했다. 철도 범죄가 갈수록 흉폭해지는 추세다. 지하철, KTX 등을 모두 합쳐 한 달 평균 철도 이용객은 1억명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철도망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철도범죄 예방과 검거에 신분당선의 CCTV 도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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