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총 FTA 처리 강경파 우세…"몸싸움 안하려니 일 안돼"

미선택 / 배정전 / 2011-11-17 17: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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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해 한나라당이 17일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

이날 의총에선 "국회법 절차에 따른 조속한 표결 처리"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 의원들과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한 노력"을 주문하는 협상파 의원들 간의 격론이 벌어지는 가운데, 의총 초반엔 상대적으로 강경파들이 우세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오후 4시중간 브리핑을 통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대외 무역의존도가 87%에 이르는 나라로서 한미 FTA 처리는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다만 비준 방법과 시기, 절차에 대해선 의원들 간에 이견이 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강경파 "할 만큼 했다… 책임 있게 처리" 압박

참석자들에 따르면, 친박(친박근혜)계인 윤상현 의원은 의총에서 "FTA는 국가가 먹고사는 문제인데 미국과 만나는 순간 (나라) 팔아먹는 문제로 변질됐다. 한미 FTA가 '반미(反美) FTA'가 돼 버렸다"면서 "우린 할 만큼 다 했고,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공천연대에 휘둘리는 민주당을 기다릴 게 아니라 국회법 절차에 따라 책임 있게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특히 "황우여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이제 동력이 떨어졌으니 홍준표 대표가 직접 지휘해 비준안을 조속히 표결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성동 의원도 "집권당으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국회법에 따른 (비준안) 처리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친이(친이명박)계 중진인 심재철 의원도 "몸싸움을 하지 않으려니까 일이 안 된다"며 "원내대표든 누구든 몸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서 빠져나오든지 아니면 그 자리를 내놓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가 국회 내 물리적 충돌에 반대하는 '국회 바로세우기 모임' 소속임을 지적한 것이다.

권선동 의원도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비준은 당론인 만큼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장제원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FTA 발효 즉시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약속을 장관급 이상 서면합의로 보장해달라'는 민주당의 요구는 대한민국의 권위를 짓밟은 것으로서 더 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 이젠 다수결 원칙 뿐"이라며 "본회의가 열리는 날(24일) 비준안을 책임처리해야 한다. 국익을 짓밟는 민주당의 행위에 원내 지도부가 다시 동조한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 협상파 "합의처리 위해 좀 더 노력해야" 반박

그러나 협상파 현기환 의원은 "대통령이 결단에 가까운 제안을 했는데 1~2일 논의하고 강경 처리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맞섰다.

현 의원은 "당초 민주당에선 손학규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의 목소리만 있었는데 지금은 협상파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며 "합의처리를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황 원내대표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FTA 비준을 위한 시한을 정하고 그 시한 내에 처리토록 해야 한다"며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하면 직(職)을 걸 결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도 "밥을 지을 때 뜸 들이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솥을 열면 다된 밥이 설익는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을 해야 한다. 국익과 의회주의를 함께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어 "협상 전술상 비준안 처리 시한을 정하는 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평가는 원내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면서 "아직 이 문제에 대해선 당론을 결정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 역시 "민주당만 볼 게 아니라 국민을 봐야 한다"며 합의처리를 거듭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의총에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FTA 관련 '괴담'이 퍼지고 있는데 대한 우려와 함께 "국민을 상대로 이를 해명하고 FTA를 홍보키 위한 정부·여당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두아 대변인은 "한미 FTA 처리 문제에 대해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하자는 당론이 정해지면 정정당당하게 참석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면서 "이 부분을 놓고 당이 협상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있다는 건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의 의총엔 전체 169명 가운데 139명의 당 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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