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 연기, 베드신 연기하겠다."
SBS TV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 이어 10일 개봉한 로맨틱 코미디 '티끌 모아 로맨스'(감독 김정환)로 쌍끌이 흥행 중인 영화배우 송중기(26)가 본격적인 성인 연기에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송중기는 꽃미남 외모에 꿀피부로 실제 나이보다 서너 살 어려보인다. 지난해 개봉한 가족영화 '마음이2'(감독 이정철)에서 주인공인 고3 동욱을 맡았을 정도다.
영화배우 차태현(35) 등 송중기를 아끼는 사람들이 '뿌리 깊은 나무'에 젊은 세종 '이도'로 출연하는 것을 극구 말렸던 이유는 분량이 4회에 불과해서라기보다 이도의 아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가뜩이나 어려보이는 이미지를 벗어나 성인 연기자로 발돋움해야 하는데 아역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송중기는 "동안이다 보니 할 수 있는 작품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동안에 느와르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 억지보다 나이가 하나 둘 들면서 자연스럽게 내게 맞는 캐릭터들을 입어나가려고 한다"는 마음이다.
그러면서 조인성(30)이 주연한 2006년 '비열한 거리'(감독 유하)와 같은 느와르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시기를 '30대 중반'이라고 못박았다. 단 "격정 멜로, 정통 멜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해볼 생각이 있다"며 "노출이나 베드신의 경우 정당성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볼 생각"이다.
송중기는 자신이 '티끌 모아 로맨스'에서 펼친 각종 굴욕 연기를 특기한다. 이 영화에서 20대 중반의 백수 '천지웅'으로 나와 50원이 모자라 편의점에서 콘돔을 구입하지 못해 여자친구와 섹스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하자 콘돔을 훔쳐 달아나기도 하고, 벌건 대낮에 컴퓨터에 야동을 틀어놓은 채 혼자 흥분하기도 하며, 엉덩이 골을 드러내고 벅벅 긁기도 한다.
압권은 잠긴 화장실 앞에서 배변 신호에 몸부림치는 장면이다. 송중기는 이 장면을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웃지 않자 스태프들이 웃을 때까지 여러 번 동작을 바꿔가면서까지 재미있는 장면을 찾아내는 열의를 보였다. 민망하다 못해 지금까지 쌓아온 엄친아, 꽃미남 이미지는 물론 '뿌리 깊은 나무'의 진지하고 사려 깊은 이도의 인상까지 망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송중기는 그러나 "우리 영화의 코믹적인 부분에서는 제대로 웃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다"며 "꼭 필요한 연기이고 카메라가 돌아가는 만큼 전혀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홍보팀에서 내가 가장 부끄러워 하는 장면이 야동 보며 혼자 흥분하는 장면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는데 그건 그 분들이 창피했던 것이지 나는 전혀 창피하지 않았다. 편집돼 다 못 보여주는 것이 아쉽다"고 당당히 말했다.
송중기가 노출 연기, 베드신에 용기를 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 관점에서 정당성만 충분하다면 노출 연기, 베드신도 부끄럽지 않다"면서 "팬들의 의견을 중요시하지만 팬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필요한 연기를 피하는 일은 없을 거다. 미안해도 어쩔 수 없다"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단지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불필요하게 벗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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