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김호곤 감독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축구 / 뉴시스 제공 / 2011-11-27 13: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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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현대는 정규리그 6위로 힘겹게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전북현대와 챔피언 결정전까지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울산은 26일 오후 3시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스틸러스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플레이오프에서 김승규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과 설기현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 전북현대와 1,2차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우승을 다투게 됐다. 1차전은 이달 30일 울산 홈구장에서, 2차전은 내달 4일 전북 홈구장에서 격돌한다.

울산은 연장전을 치른 준플레이오프 수원전을 포함해 5일 동안 2경기를 소화하는 접전을 펼쳐 체력이 고갈된 상태였다. 하지만 울산은 연승행진의 기세를 몰아치며 정규리그 2위 포항마저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힘든 여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뭔가 이뤄내겠다는 각오가 승리를 이끌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울산은 전반 3분과 23분 포항의 모따와 황진성에 페널티킥 기회를 제공하며 승리를 놓칠 위기를 경험했다. 하지만 김승규 골키퍼의 선방에 울산은 실점하지 않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물론 상황에 따라 PK는 일어날 수 있다. 초반부터 PK가 나와 당황했지만 선수들이 잘 지켜줬다. 심판 판정이 난 뒤에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 그런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했었다.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이날 포항은 경기내내 주도권을 쥐며 울산의 수비진을 압박했다. 하지만 페널티킥을 포함해 골이 터지지 않은 것이 패배의 요인이었다.

김 감독은 "포항은 공격력이 좋고 개인 기량이 우수했다"며 "공격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선수들이 활동하는 범위를 주지 말자고 수비진에 주문했는데 선수들이 잘 이해해줘 경기 결과가 좋게 나왔다"고 칭찬했다.

'닥공축구' 전북을 상대로도 자신감을 나타낸 김호곤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었다. 선수들도 여기까지 왔으니 확실히 티켓을 따내자고 얘기했다"며 "체력적인 부분이 상당히 어렵지만 결승까지 왔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겠다"며 "1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울산 결승골의 주인공 설기현은 경기 내내 포항 팬들의 야유를 등지고 경기에 임해야 했다.

설기현은 "포항과의 정규리그 첫 경기 때부터 야유를 받아온 터라 오늘도 야유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며 "경기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태연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포항을 통해 K리그에 복귀했지만 1년만에 울산으로 이적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당시 설기현은 거액의 연봉에도 불구하고 포항에서 제역할을 해주지 못한 바 있다.

하지만 울산으로 이적해 팀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끈 설기현은 베테랑답게 중요한 순간에 팀의 결승골인 페널티킥을 침착히 성공시키며 친정팀 포항에 비수를 꽂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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