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 그렇다면 자니윤쇼와 비슷해질 듯

미선택 / 뉴시스 제공 / 2011-11-29 10: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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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주병진(52)이 MBC TV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를 통해 12년만에 방송활동을 재개한다.

주병진은 28일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의 목표와 희망이 생겼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12년 전에 헤어진 첫사랑을 다시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성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방송가를 떠난 이후의 마음고생도 털어놓았다. "12년 동안 냉동인간, 산송장같이 살았다. 냉동상태에 있으면서 '나는 왜 이런 냉동상태에 갇혀있어야 하지?' '빨리 벗어나고 싶다'와 같은 생각에 빠져서 정체돼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려고 숨었고, 꿈이 없었다. 외부는 움직이는데 그 핵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죽지 않으려고 매일같이 운동을 하면서 한가닥 끈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자살까지 떠올릴 정도로 몹시 괴로웠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론을 여러 가지 생각했다. 사업적으로 성공하는 것, 모든 것을 다 부정하고 나를 모르는 해외로 도피하는 것, 매스미디어를 통해서 얼음에서 빠져나가는 방법 등을 떠올렸다. 그리고 극단적이지만 가장 빠른 생을 끊는 것도 생각했다."

얻은 것도 있다. 마음의 여유다. "어릴적 가난에서 파생된 콤플렉스가 심했다. 청년시절 상당히 지기 싫어했고 모든 세상사를 전투적으로 살아왔다. 그러면서 놓친 부분들을 하나씩 발견했다. 인간의 됨됨이를 평가할 때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사건을 겪고 세월을 보내면서 알게됐다. 옛날에는 몸이 먼저 가고 마음을 끌고 갔는데 이제는 마음을 먼저 보내고 몸은 천천히 뒤따라가는 자세를 갖게 됐다. 예전과는 다른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토크 콘서트'는 연예인은 물론, 사회 각계각층 인사를 초대해 그들의 삶 철학 등을 들어보는 토크쇼다.
정통을 지향한다. "10여년의 세월 동안 다양한 형태의 토크쇼가 전개됐지만 정통 토크쇼는 사라진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것이 아니라 정통 토크쇼는 불변한다는 것을 정석으로 보여줄 것이다. 시청률과 싸움만 하는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에 관심을 갖기보다 그들의 내면과 이야기에 집중한다. "방송 선진국들이 하는 토크쇼들의 형식이 비슷하다. 한 사람의 진행자가 각 분야의 인사들을 모셔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로 깊이 있게 빠져드는 것이다. 게스트를 희화하거나 과장되게 표현하지 않는다. 질문의 내용이 예의바르다."

실명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토크쇼에서 볼 수 없었던 정계 인사들을 초대하고 싶어했다. "나라가 두 곳으로 갈라져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인을 모신다고 했을 때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더라. 개그, 드라마 등에서 시사풍자를 많이 하는데 정치인들이 기를 못펴고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기를 죽이면 나라 정치가 제 갈길을 가지 못한다. 정말 칭찬받아야 할 분들은 위로하고 북돋아주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해피투게더'의 MC 유재석(39)과의 대결에 대해서는 "10년 넘게 방송을 쉬었던 사람으로서 그들과 같은 선상에서 봐주는 것이 영광"이라면서도 "방송의 콘셉트가 다르기 때문에 많의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시청률 지상주의는 거듭 경계했다. "방송 프로그램의 평가기준이 시청률이 된 시대이기는 하지만 시청률지상주의 때문에 프로그램의 의미가 퇴색되고 국민 정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경쟁작과 라이벌의) 맞대결은 시청률이 아닌 프로그램의 퀄리티 등 다른 잣대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방송복귀 기사에 비판보다는 위로와 희망을 줬다. 그런 분들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 같다."

주병진과 함께 최현정(32) 아나운서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최 아나운서는 "주병진씨의 기에 눌리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주병진씨가 나와 눈을 잘 못맞추더라"며 "서로 기싸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보조자로서 열심히 도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1회에는 야구스타 박찬호(38), 2회에는 탤런트 차승원(41)이 나온다. 12월1일 밤 11시5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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