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수첩] 이상득 의원 비리 의혹, 불출마로 끝날 일 아니다!

미선택 / 박대웅 / 2011-12-12 12:11:06
'정치 검찰'의 오명을 씻고 제기된 의혹을 적극 규명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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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형님' 이상득 의원이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의 보좌관이 SLS그룹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된지 하루 만에 이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물타기'라는 의혹이 거세다.

최근 이 의원은 사과문을 통해 "보좌관을 잘못 관리한 도의적 책임을 크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1일에도 "보좌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이날 이 의원은 "억측과 비난을 받을 때에는 가슴이 아팠지만 올바른 몸가짐을 갖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 의원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 씨는 SLS그룹으로부터 "검찰 수사를 무마해주고 워크아웃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 6억원어치를, 제일저축은행 쪽으로부터는 퇴출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10일 구속됐다.

이는 그동안 제기됐던 실세 로비설이 단순한 루머가 아니었음을 방증하는 일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로비에 나선 당사자들이 단순히 보좌관만을 보고 수억원씩을 건냈을리 만무하다. 7억여원의 뭉치돈은 웬만한 국회의원 수뢰 사건보다 그 액수가 크다. 때문에 '몸통'이 있다는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박 보좌관이 받은 돈이 의원실의 다른 직원 2명의 계좌를 거쳐갔다. 이는 명백한 '돈세탁'인데 이 의원만 몰랐다는 주장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이 의원의 불출마는 어찌보면 사필귀정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상왕정치'(임금이 생존하여 있으면서 왕위를 그 다음 임금에게 물려주었을 때 물러난 임금을 가리키는 말)를 해왔다. 이 의원은 현 정권 출범 후 대통령 친형이라는 혈연을 백분 활용해 중요한 인사를 주무르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 왔다. 측근들을 청와대와 내각, 국정원 등 요직에 천거하고 국회의원 공천에도 적극 관여했다. 현 정권의 대표적 의혹사건 때마다 그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이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성역'으로 남았다.

특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당시 정두언·남경필·정태근 등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주장했다가 불법 사찰을 당했다며 이 의원을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이 의원을 둘러싸고 그동안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금까지 수사당국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지이 않았다.

이제 이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 검찰은 친·인척 비리 척결 차원에서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책임자를 법의 이름으로 엄벌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 검찰'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다.

이 의원 역시 불출마 선언의 변에서 밝혔듯이 여당의 쇄신과 통합을 위해, 국가 기강과 권위 확립을 위해서라도 사정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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