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 업체, 줄줄이 가격 인상…현재까지 파악된 곳만 40개

식품/유통/생활 / 정민수 기자 / 2025-03-31 11:25:06
-원재료 등 각종 비용이 오른 것이 가격 인상 도미노의 직접 원인
-소비심리 위축우려, 정부 "영업이익률 높은 기업 가격인상 자제해야"
▲ 사진=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제공/연합뉴스]

 

올해 들어 식품기업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30일 연합뉴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을 올리거나 올리기로 한 식품·외식 업체는 현재까지 파악된 곳만 40개에 이른다.

달러 강세와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최근 1천460원대까지 급등(원화 가치 급락)한 데다 원재료 등 각종 비용이 오른 것이 가격 인상 도미노의 직접 원인으로 꼽힌다.

편의점에서는 다음 달 1일 오비맥주와 오뚜기 라면·카레,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남양유업 음료, 롯데웰푸드 소시지 등의 가격이 오른다.

가정용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한 오비맥주 카스는 병과 캔이 100∼250원 오른다.

하이네켄, 칼스버그, 기네스 맥주도 각각 10%가량 인상된다.

오뚜기 진라면·열라면 큰컵은 1천400원으로, 참깨라면 큰컵은 1천800원으로 각각 100원이 오른다.

오뚜기 3분 쇠고기 카레와 짜장은 2천500원으로 300원씩 인상된다.

CJ제일제당 비비고 만두는 찐만두와 왕교자가 10% 남짓 오른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은 1천∼2천원 오르고 허쉬초코바 가격도 인상된다.

남양유업 초코에몽과 딸기에몽은 200원 올라 1천600원이 된다.

롯데웰푸드 의성마늘프랑크와 키스틱도 200원씩 오른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오비맥주 가격은 다음 달 1일 평균 7% 오른다.

카스 후레쉬 355㎖ 캔 6개 제품은 9천850원으로 800원 인상된다.

오비맥주가 유통하는 버드와이저 330㎖ 병은 100원 오른다.
 

▲ 사진=서울의 한 대형마트 라몀 판매대 [제공/연합뉴스]

다음 달 18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5개입)은 3천950원으로 9.4% 인상될 예정이다.

작년 12월만 해도 가격을 올린 기업은 오리온 등을 빼고 거의 없었으나 올해 들어서면서 가격 인상이 줄을 이었다.

우선 지난 1월 스타벅스가 원두 가격과 환율 급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자 커피 브랜드 가격 인상이 잇따랐다.

폴바셋, 할리스, 파스쿠찌, 컴포즈커피, 더벤티, 투썸플레이스, 네스프레소가 가격을 올렸고 이디야커피는 '배달 전용 판매가'(이중가격제)를 도입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많은 기업은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하면서 원부자재와 인건비 등이 오른 데다 환율 상승으로 원재료 수입 단가가 높아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기업들이 앞다퉈 가격을 올린 배경에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가격을 인상하는데 부담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2022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르자 업계가 무더기로 가격 인상에 나섰을 때와 현재 기업 부담과 환율 등의 상황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여기에 대중의 관심이 국정 상황에 쏠려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기업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협의회는 커피 원두와 코코아는 올랐지만, 밀가루와 식용유, 옥수수 등 원재료 가격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내렸으며 식품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20%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푸드의 인기로 식품기업의 실적 호조가 예상돼 주가도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송미령 장관, 박범수 차관이 식품기업 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물가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환율 상승 등으로 기업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지만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에는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부탁하고 있다"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는데 가격을 올리는 기업에는 융자금을 적게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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