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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 방위각 시설 살피는 과학수사대 [제공/연합뉴스] |
무안국제공항에 설치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과 이를 지지하기위해 지상으로 돌출된 형태로 만들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무안국제공항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안테나인 로컬라이저와 콘크리트 둔덕은 공항 활주로 끝에서 250m가량 떨어진 비활주로에 설치됐다.
이중 콘크리트 둔덕은 2m 높이로, 흙더미로 덮여 있었다. 로컬라이저까지 포함하면 모든 구조물은 4m 정도 높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측은 지난해 로컬라이저를 교체하며 이러한 콘크리트 둔덕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공항 측은 "로컬라이저의 내구연한(15년)이 끝나 장비를 교체하면서 기초재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또 활주로 끝단 이후 지면이 기울어져 둔덕을 세워 수평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로컬라이저가 활주로의 중앙선과 수직을 이루도록 하여 배치돼야 항공기가 제대로 중앙 정렬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 피해가 커지면서 둔덕이 지상으로 2m가량 돌출된 것이 여객기와의 충돌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 착륙 후 활주로 1천600m 정도를 질주한 후 로컬라이저·둔덕과 외벽을 연이어 충돌했다.
외국 항공 전문가와 전직 비행사들은 유튜브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여객기가 이러한 구조물과 충돌해 인명 피해가 컸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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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의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제공/연합뉴스] |
로컬라이저 구조물이 금속 형태가 아닌 콘크리트의 돌출 구조로 만들어지는 것은 매우 드물어 사고기 파손을 키웠다는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기장은 "여러 공항을 다니며 많은 안테나를 봤지만, 이런 종류의 구조물은 처음"이라며 "안테나를 더 높게 만들고 싶어도 콘크리트 벽을 건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항공 전문가인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영국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승객들은 활주로 끝을 조금 벗어난 곳에 있던 견고한 구조물에 부딪혀 사망했는데, 원래라면 그런 단단한 구조물이 있으면 안 되는 위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행기는 활주로를 미끄러지며 이탈했는데 이때까지도 기체 손상은 거의 없었다"며 "항공기가 둔덕에 부딪혀 불이 나면서 탑승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에는 이러한 돌출된 콘크리트 지지물이 없다는 것도 '둔덕의 피해 확대 야기'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연이은 브리핑에서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며 "또 제주공항은 콘크리트와 H빔을, 포항공항은 성토와 콘크리트를 썼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해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이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모든 공항시설 설계와 건설은 국토부가 총괄하는 만큼 사고 조사 결과 둔덕의 피해 야기 사실이 확인될 경우 국토부의 책임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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