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토론을 떠올리면 씁쓸한 잔상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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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정순 언론학박사 現 사회공헌포럼회장, 前 간행물윤리위원회 위원장 |
사실 필자도 이번 토론이 3회차 토론인 만큼 이미지보다 중심이 아니고 정책검증을 기대하며 집중하고 싶었다. 대선 경선 후보의 도덕성 등 후보 개인의 면면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검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책검증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은 무한 책임이라고 할 만큼 막중하다. 그런데도 정세균 후보가 지난 2차 TV토론에서 제안한‘클린검증단’설치가 실현되기는 커녕 심연으로 사라는 것 같아 토론검증을 기대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책검증은 정책 소비자인 우리 국민 모두의 책무이기 때문에 토론에서 다뤄질 후보의 정책 논쟁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던 필자의 기대감은 역시나로 끝났다. TV토론 내내 집중하며 몰입했지만 치열한 검증은 고사하고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간에 치열한 공방전만 난무했다. 아니다. 네거티브 시비만 봤을 뿐이다. 암튼 TV토론을 떠올리면 씁쓸한 잔상만 남는다.
실제로 이날 토론회의 주도권 시간에 이낙연 후보가“이 후보가 약자를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는 걸 본인도 알 거다. 철거민과 몸싸움을 하고 고소 고발을 하고, 정책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의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도 있다.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선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반응도 있다”며 이재명 후보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후보는“전부 다 왜곡된, 사실이 아닌 것이고요. 철거민한테는 폭행을 당했고요, 그 사람들이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런 게 정말 네거티브죠”라고 말해, 왜곡으로 몰거나 회피하는 답변 태도로 다시금 인성 논란 우려를 사고 있다. 답변 내용도 사실과 달라 비난받고 있다. SBS 12일 팩트첵크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 지사는 철거민 8명을 고소했는데, 한 명만 유죄 판결받았고, 나머지 철거민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이 지사는 정세균 전 총리가‘모두 정해놓은 것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기본주택 100만호 정책의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하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는 답변을 마무리하지 않고 무시하는 듯 본인의 질문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태도가 본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경선 후보들이 발표한 정책은 내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부동산 정책을 떠올려 보면 정책 소비자의 책무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게 된다. 정세균 후보의 시장 친화적인 부동산 정책에 주목하며 기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다. 도무지 세금 무서워서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조차 없는 현실에 벽을 느끼는 국민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정책 소비자로서 필자는 경선 후보들의 정책을 도무지 검증할 기회가 없어 답답하다. 예를 들면, 지난 10일 발표된 이재명 후보의 기본금융 정책은 재원 규모가 500조를 상회한다.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지 명확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는 실태에‘검증답답증’이 3차 TV토론으로 조금은 풀리려나 했지만 기대는 저만치 물 건너가고 무거운 질문만 남겼다.
TV토론이 네거티브 공방과 후보의 답변 태도 논란으로 끝난 마당에 그나마 정책을 살피며 검증을 기대할 곳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원장 노웅래)일 것 같다. 11일 민주연구원‘대선 정책캠프 정책실무협의회구 설치에 이어 노웅래 원장은“각 여섯 후보들의 대표 공약은 꼭 100대 공약에 꼭 포함시켜서 우리가 원팀임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다짐을 밝혔다. 노원장의 다짐이 헛되지 않기를 기대한다. 또한 그 이전에 민주당 경선후보 및 후보의 정책에 대하여 혹독하고 명확한 검증을 통해 국민의 알권리가 실현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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