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대한한공 총수 일가 검찰 고발

기업탐방 / 장형익 기자 / 2016-11-29 03:20:10



[데일리매거진=김영훈, 장형익 기자]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이 특정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총수 일가에 부당 이익을 준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유니컨버스에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주면서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총 14억3000만원을 부과하고 대한항공 법인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41)을 고발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정을 근거로 총수의 특수관계인 개인을 검찰에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싸이버스카이는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하는 대한항공 계열사로 한진그룹 조 회장의 자녀 조현아·원태·현민 씨가 각각 33.3%의 지분을 보유하던 회사다. 대한항공은 계열사 부당지원이 문제가 되자 지난해 11월 지분 전량을 매입해 싸이버스카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은 싸이버스카이와의 내부거래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 대한항공은 '기내면세품 구매 예약 웹사이트(싸이버스카이숍)'의 인터넷 광고 업무를 도맡으면서도 거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싸이버스카이에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싸이버스카이가 항공기 내나 인터넷·전화를 통해 판매하는 일부 상품에 대해서는 판매수수료(판매금액의 15%)를 이유없이 깎아주기도 했다. 직원들이 선물 목적으로 사는 가방, 볼펜 등에 대해서도 이유 없이 마진율을 3배(4.3%→12.3%) 올려 싸이버스카이가 이익을 보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또 계약상 지급받기로 한 통신판매수수료를 이유 없이 면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싸이버스카이와 조원태·현아 남매가 부당 이익을 얻도록 도왔다. 싸이버스카이를 통해 판촉물을 구매해 오던 중 2013년 5월부터 합리적 이유 없이 싸이버스카이의 판촉물 거래 마진율을 3배 가까이 올려 주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 일가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유니컨버스에도 부당한 경제상 이익을 준 것으로 드러났다.


유니컨버스는 조 회장이 5.5%, 조원태가 38.9%, 조현아·현민이 각각 27.8%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 조 부사장은 당시 유니컨버스의 대표를 겸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의 이 같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행위가 2009년 이후부터 이뤄졌음에도, 제재는 지난해 2월 이후 행위만 적용됐다는 점이다.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2014년 2월부터 시행됐고, 시행일 현재 계속 중인 거래에 대해 2015년 2월부터 법이 적용됐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제재 적용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아 과징금 액수도 3∼7년에 달하는 위법행위 기간에 비해 적게 결정됐다. 대한항공은 7억1500만원, 싸이버스카이와 유니컨버스에 1억300만원, 6억1200만원의 과징금이 각각 부과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 사익편취 금지 규정은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아 법 위반기간이 짧고, 관련 거래규모도 크지 않아 과징금액이 많지는 않다"며 "위법행위는 과거부터 계속 있어왔으므로 거래규모는 몇 배 이상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 관련 제재 당하며 수십 억원의 과징금 폭탄을 맞은 것도 모자라 임금인상 문제를 놓고 조종사노조와의 갈등까지 깊어져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앞서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임금 인상비율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총액 대비 37%의 급여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일반 노조와 같은 1.9%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조종사노조가 오는 12월 전면파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측간 갈등은 갈수록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어 단기간내 해결 가능성이 없어 보여 더욱 우려된다. 노조는 시위 차원에서 조종사 브리핑을 의도적으로 늘려 이륙을 지연시키는 등의 준법투쟁에 나섰고 회사는 이에 대해 직급 강등 등 중징계 조치로 맞서왔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파업 가능성에 대해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하겠다는 것은 아직 아니"라면서 "홈페이지에 올린 내용은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지난 8일 조합 홈페이지에 "2015년 임금협상에 전혀 타결 의지를 보이지 않는 회사에 대해 인내할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선언한다"며 "우리는 법으로 보장한 정당한 단체행동권인 파업을 곧 결행할 것"이라고 글을 올려 파업 선언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대한항공이 필수공익사업장이라 파업을 하게 되면 미리 통보해야 된다. 날짜가 정해지면 성명서나 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이번에 파업을 결정하게 되면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이뤄지는 항공사 파업이 된다. 앞서 조종사노조는 지난 2월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가결시킨 바 있다. 당시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사측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단계적으로 쟁의 수위를 높여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이용객들이 항공기 지연 등의 불편함을 겪게 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업계는 그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대한항공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 중에도 최소한의 필수 인력은 운항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사측도 "파업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면서도 "노조와 대화를 통한 원만한 교섭 타결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협상 결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지난 16일 △2015년 기본급·비행보장 동결△2016년 기본급 직급별 4% 인상, 비행보장 개인별 2.4% 인상 등을 골자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 임협 노사 상견례 시작 이후 1년6개월 만의 결과다.


Snapshot(12).jpg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