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우의 EDU-톡톡] 2022학년도 대입개편…학종 VS 수능 논란 속 철학은 없다

신동우의 EDU-톡톡 / 신동우 논설고문 / 2018-05-06 18:38:03
2022 대입개편 첫 공청회…“학종이 왜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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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동우 논설고문


[데일리매거진=신동우 논설고문] 지난 3일 충남권을 시작으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바라보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권역별 간담회가 시작됐다. 이 행사는 지난 4월 16일 국가교육회의가 발표한 ‘대학입시제도 개편 공론화 추진 방안’에 따른 공론화 과정의 첫 단계로 마련됐다. 대입제도 개편에 관한 학생, 학부모, 교원, 시민단체 등 국민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서다.


수시 학종과 수능 정시 모집 비율을 놓고 교육 관계자들의 이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충남대에서 열린 첫 간담회에서도 역시 학종 옹호측과 수능 정시 옹호측의 날카로운 공방이 오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전 중3 학생의 당찬 일갈이 터져나온 것이다.


김진경 위원장 "대입제도 개편 첫 공청회, 의견차만 확인"
“대입제도가 미래를 위해 설계돼야"한다는 말의 성찬
"불공정한 일 벌어지고 특권 생기는 것 우려"


앞서 주최측인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김진경 위원장은 모두발언에 나서 “대입제도가 너무 복잡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제도 아래에서 불공정한 일이 벌어지고 특권이 생기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대입제도가 미래를 위해 설계돼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학부모들은 아이가 대입을 앞두게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며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개편안을 만들 수 있게 의견을 내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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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3일 오후 충남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 마당에서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김진경 위원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학종이 제대로 된 전형인지, 한편으로는 수능으로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를 뽑을 수 있을지에 대해 문제제기만 있을 뿐 대안 제시는 부족하다”고 말하고 “학교와 입시제도의 변화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학종 옹호론자들과 수능 옹호론자들의 주장은 결코 만날 수 없는 평행선과 같았다. 수능정시 확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의 대표는 수능정시 확대에 찬성비율이 높게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며 “국민 다수가 원하는 만큼 수능정시 선발비율을 절반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시에서 온 한 학부모는 “수능은 아이들이 스킬을 익히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라며 “우리 교육이 아이들을 시험 잘 보는 기계로 만드는 게 올바른 일일까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종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수능을 늘리자는 건 옳은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놓고도 첨예한 대립이 이어졌다. 한 학부모는 “수능이 절대평가로 치러지면 필연적으로 학교 내신 비중이 커지게 된다”며 “그만큼 학교 현장에서 수업과 평가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종시의 한 고교 교사는 “학종을 금수저전형이라고 하지만, 수능이야말로 고액 강사에게 찍기 기술을 배우고 비싼 학원을 여러 개 다니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금수전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또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가 이루어지면 이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한 고교 교사는 주장했다.


이처럼 학종과 수능정시 비율 조정 문제,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 문제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 점점을 만들어내기 힘든 대입제도를 정부가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요한 사실은 정부가 이런 혼란한 상황 속에서 미래 교육의 청사진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 설득과 비전 제시 포기해선 안 돼
학종과 수능 논쟁 확대, 정부의 설득 부족에 기인


앞서 대전의 중3 학생처럼 어려서부터 진로 탐색에 관심을 갖고 흥미분야를 열심히 탐구하고 활동하며 다양한 역량을 키워가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런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설득과 비전 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종과 수능을 둘러싼 논쟁이 확대일로에 있는 것도 정부가 설득과 비전 제시에 소홀한 탓이 크다. 더구나 최근에는 교육부 관료가 서울지역 대학들에 사실상 정시확대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큰 비난을 사기도 했다.


현장의 문제를 해결 하고자 하는 설득과 불합리 한 현실적 제도의 개선을 포기한 채 여론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정부의 오락 가락하는 행보가 오늘의 문제 해결을 더욱 걸림돌로 작용하며 어렵게 하고 있는 상황이라 볼 수 있다.


※ 신동우 논설고문은 교육전문가로 인천시 '강화' 대안학교의 이사장이며 다수의 교육관련 책자를 집필하고 왕성하게 교육 발전에 힘을 쓰고 있는 교육전문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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