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풍계리 核실험장 폐기 취재단 日 패싱…北 관영 매체들 '日, 아베' 혹평

북한 / 김태일 / 2018-05-13 23:05:46
아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 난쟁이'"…'일본 패싱'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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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데일리매거진=김태일 기자] 북한이 오는23일부터 25일까지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현장취재단 명단에서 일본만 제외해 일본 패싱(재팬패싱)을 노골화 했다.


지난 12일 밤 북한 외무성이 이달 핵실험장 폐기를 예고한 공보를 발표하면서"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하여 국제기자단을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남조선(한국)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킨다"고 밝힌 것,


북핵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일본만 제외 한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영국을 포함 시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 영국이 포함 된 것은 영국의 특정한 역할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일본을 빼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는 것이 국제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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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달 30일자 일본 신문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과 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는 소식을 1면 기사 중 하나로 전했다.[제공/연합뉴스]


이번 일본 패싱에 자국 내에서 북한 문제는 연일 신문과 방송은 톱 뉴스로 기사를 내보 내는 등 일본 정부는 크게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북한이 이처럼 핵실험장 현장 취재단에서 일본만 의도적으로 배제한 데는 분명한 의도가 있어 보인다.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확정된 이후에도 일본이 대화보다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로 펴온 데 대해 불만을 품어온 북한으로서는 최근 일본을 겨냥 공격적 발언을 이어 왔었다. 실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에 '암담한 자기 신세나 돌이켜보는 것이 어떤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유독 일본만이 심사가 꼬여 독설을 내뱉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난을 한 바 있다.


당시 이 통신은 "일본이 우리에 대해 짐짓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서 배제된 궁색한 처지를 모면해 보려는 어리석은 모지름(모질음)에 불과하다"고 비꼬아 덧붙였다. 아울러 "평양 문턱을 넘어서 보려고 구차하게 빌 붙으며 별의별 술수를 다 쓰고 있지만, 지금처럼 놀아댄다면 언제 가도 그것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당시 발언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등 작심하고 일본을 배제를 공식화 하는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그에 하루 앞선 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논평에서 일본을 향해 "운명의 갈림길에서 지금처럼 제재니 압박이니 하는 진부한 곡조를 외우며 밉살스럽게 놀아대다가는 언제 가도 개밥의 도토리 신세를 면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의 이런 논조는 지난 9일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대북 강경책을 주장하는 걸 경계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여지며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싱가포르 개최로 확정된 가운데 북한 당국과 관영 매체들은 더욱더 일본 패싱(배제) 제스처가 노골화하고 있는 모양세다.


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도 전날 밤늦게 북한 외무성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일정 발표에서 참관 기자단에 일본을 공개적으로 배제한 데 이어 북한의 관영 매체들이 13일에는 일제히 일본과 아베신조 총리를 비난하고 나섰다.


노동신문은 이날 '궁지에 몰린 자의 상투적인 수법'이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에서 일본 정치권에서 일고 있는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 논란을 소개하면서 "아베의 과거 행태와 현재 그의 눈앞에 닥쳐온 위기를 놓고 볼 때 그가 중의원을 해산해 치우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주장의 이유로 "아베가 장기집권 야욕을 스스로 버릴 수는 없으며 정치적 잔명을 유지하기 위해 별의별 오그랑수(꼼수)를 다 쓸 것은 뻔하기 때문"이라면서 "아베가 집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상투적인 수법에 매달릴수록 자기의 추악한 몰골을 세계에 드러내놓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주간지 통일신보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치 난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세계에 수많은 나라와 민족이 있지만 일본 지배층과 같이 이웃 나라의 정세 긴장을 일구월심 바라며 그것을 저들의 불순한 목적 실현의 구실로 삼는 유치하고 사악한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비핵화 이행 때까지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일본의 주장에 발끈하면서 "대결에 미쳐 날뛰는 자들은 영원히 평양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식의 경고 메시지를 거듭 발신하고 북한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일 정상회담을 희망하는 일본을 겨냥해 비난을 최대치로 높이려는 압박 공세로 향후 있을 일본과의 회담에서는 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일본과 북한에 정통한 복수의 전문가들은 풀이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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