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진의 방콕기행-⑤> 도심 6개 전철 건설로 악성 교통체증 줄어

남영진의 세상이야기 / 남영진 논설고문 / 2018-09-05 10:18:50
방콕, 이전 교통상황은 교통체증과 매연으로 서울보다 더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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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영진 논설고문


[데일리매거진=남영진 논설고문] 공항철도 지상철 지하철 등 6개 노선이 개통된 후 방콕의 교통체증이 많이 좋아졌다. 20년 전만해도 전 세계 수도의 교통체증 최고가 방콕이었다. 80-90년대 방콕의 국제공항인 돈무앙 공항부터 방콕 도심을 가려면 2시간 이상 걸렸다.

그것도 택시를 타고 고가도로를 통과해야 2시간 만에 시내 호텔에 닿았다. 택시도 많지 않았을 뿐 아니라 버스, 오토바이, 툭툭(삼륜차 택시) 등이 엉기어 매연이 심한 도심 통과가 고역이었다.


당시는 비슷한 교통체증과 매연의 서울보다도 심했다. 요즘은 훨씬 나아졌다. 서울이 지하철 9호선까지 건설되면서 교통소통이 쉬워진 것과 마찬가지로 전철이 가동되면서부터다. 후진국의 탈 것이란 대충 자전거 오토바이 삼륜차 봉고 택시 자가용 전철의 순서를 거친다.

일본 동경의 교통해소 경로를 서울, 중국의 베이징 샹하이 등 대도시, 태국의 방콕, 베트남의 하노이, 사이공 등이 따라가고 있다.


차오프라야강이 남북으로 흐르다 왼쪽으로 굴곡진 곳에 태국의 수도인 방콕항구가 있다.

태국은 동쪽으로는 라오스 캄보디아와 국경을, 서북쪽엔 미얀마가, 서남쪽엔 말레이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태국 전역을 관통하는 강은 메콩강이 아니라 차오프라야강이다.

메콩강은 라오스와 국경을 가르고 남쪽으로 캄보디아로 흐른다. 메콩은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호수와 연결되면서 베트남 남쪽 호치민시 아래 메콩델타를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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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쌀라 댕 교차로를 지나는 BTS 공항철도(Skytrain)


방콕의 원 도심은 시내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차오프라야강의 동쪽이다. 중간쯤 서울 한강의 마포정도에 해당하는 방콕항구가 중심이었다.

1787년 숙적 버마에게 멸망한 아유타야왕조를 이어 군부를 이끌던 귀족들이 강을 따라 바다 쪽으로 더 내려와 하류에 차프리 왕조를 세웠다. 2년전 아둔야뎃왕이 죽고 지난해 10번째 국왕인 와치랄롱꼰(66) 왕을 맞았다.

방콕은 바다에서 가까워 중국과 유럽의 각국이 교역을 하고자 탐내던 천혜의 항구였다.


서울이 그렇듯이 방콕은 태국의 모든 물류의 중심지다. 그러니 비와 물이 많은 지역이라 교통은 배를 이용한 수운(水運)이 전부였다.

네델란드가 1602년 동인도회사를 세워 동남아시아와의 교역을 독점하다시피 할 때부터 태국의 옛 시암왕국의 수도인 아유타야를 드나들었다. 이어 라이벌인 영국과 프랑스가 몰려왔다. 시암왕조가 버마에 의해 멸망하자 강을 타고 도망가 방콕에 4번째 왕조를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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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BTS 공항철도(Skytrain)


자연적인 강과 하천을 따라 돌아다니던 태국인들에게 육로라는 개념이 상재적으로 약했다. 농업 중심의 태국에 중국과 일본의 물건이 들어오고 유럽의 물질문명이 전해지면서 오지까지 물건을 나를 도로가 필요했다. 그래서 달구지 마차들이 다닐 정도의 좁은 도로가 늘어나가 시작했다. 방콕도 마찬가지였다.

방콕에 강과 운하물길을 통해 서양 문물이 보내지다 좁은 도로를 통해 교외나 인근 마을로 달구지 운반이 시작된 것이다.


돈무앙 공항에 이어 새로 만든 수완나폼 국제공항에서 전철을 통해 30분이면 도심의 시암, 클롱타이 지역으로 갈 수 있다. 이제 전철 5개선이 지상, 또는 지하로 도심을 달려 연결돼 1시간이면 시내 곳곳에 닿을 수 있다.

간선 지상철은 북남으로 달리는 스쿰빛(SUKUMVIT)라인이다. 공항에 가까운 남동쪽 방나지역에서 시내 한복판인 통로, 시암지역 등을 지나 서북쪽의 주말시장으로 유명한 자뚜짝 시장까지 연결된다.

지금은 스쿰빛 전철 아래 놓인 도로가 방콕 첫 번째 도로인 팔람시(라마4세)를 넘어선 방콕 첫 번째 간선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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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방콕 지하철 노선도


1992년 12월 방콕 시내의 교통 정체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공항철도에 이어 고가철도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 스쿰빛 라인이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99년 12월 5일 라마 9세 국왕의 생일을 기념하여 2개 라인의 BTS가 개통됐다.

이어 남에서 서를 연결하는 실롬선이 완성되어 북에서 동을 연결하는 수쿰빛 선과 시암역에서 환승된다. 최초 구간 요금은 15바트(우리돈 600원)이고 최대 42바트까지 거리에 따라 요금이 늘어난다.


방콕 도심지 주요 지점을 관통하기 때문에 방콕시민이나 관광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계속 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상철에 이어 2004년 7월 방콕에 첫 지하철이 개통됐다. 방콕 메트로가 경영하고 지상철 BTS와 같이 에어콘 시설까지 갖추었다.

교통 정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교외 철도 몇 개의 역 이외에도 BTS의 노선과도 연결되어 편리하다.


강 하류 충적평야지대인 방콕은 진흙 땅이 물러서 농사짓기는 좋지만 지상철이나 지하철을 만들기는 좋지 않다는 중론이었다. 그래서 전철 3호선까지 지상철이었으나 요즘은 토목기술이 좋아져 지하철을 많이 만든다.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땅을 파지 않고 다리와 터널로 연결해 2시간대로 만들었듯이 신기술로 땅속터널을 뚫으며 나간다.


방콕 도심에 한국교민들이 많이 사는 통로(THONGRO)와 교외인 랑캄행(RANGKAMHANG)을 연결하는 지하, 지상을 번갈아 다닐 전철공사가 한창이다. 이 7호선이 2년 후 개통되면 방콕의 교통은 베이징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다.

70년 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했다가 자신이 없어 방콕으로 넘길 때만해도 태국은 우리나라에 쌀을 수출하던 아시아의 선주국이었다. 지금은 한국 국민소득의 10분의 1수준이다. 공화정과 왕정의 차이일까?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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