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

정치 / 정민수 기자 / 2025-02-05 10:42:37
-반도체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져
▲ 사진=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제공/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4일(현지시간)을 기해 10%의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에 나서고, 중국도 질세라 맞대응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다시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전 중국산 상품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10% 추가 관세는 이날부터 일단 발효됐다.

중국도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농기계, 석탄·액화천연가스(LNG)에 10% 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불을 놨다.

중국은 또 미국 빅테크 구글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조사도 개시했고 텅스텐과 텔루륨, 비스무트, 몰리브덴, 인듐 같은 희소금속을 포함한 원료의 대미 수출을 허가제로 돌리는 새 수출 통제 조치도 발표했다.

중국과 미국은 나란히 한국의 양대 교역국이다.

미중 상호 관세 부과로 인한 교역 위축이 현실화하면 반도체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미중 관세전쟁의 유탄을 맞게 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 때와 달리 대중 추가 관세 대상에 예외를 두지 않는 강수를 뒀다는 점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우선 대규모로 대중국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가 자국 소비자들의 후생을 고려해 결국 아이폰, 컴퓨터 같은 IT 제품과 장난감에 아르는 여러 소비자 제품군의 고율 관세를 선별적으로 취소한 바 있다.

이에 이번 대중국 10% 관세 부과가 지속된다면 지금껏 무관세로 수입되던 아이폰을 포함한 여러 중국산 IT·가전 제품군의 미국 가격 인상 요인이 벌어지게 된다.

단기적으로 수입 업체들이 이익률을 낮춰 대응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대중 관세 부과에 따른 미국의 IT·가전 시장 위축은 중국 내 생산 감소 현상을 낳고, 이는 다시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천330억달러(약 195조원) 중 85.86%가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부품 등을 포함한 중간재다.

한국은행은 작년 8월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0% 대중 관세를, 여타 국가에 10% 관세를 부과한다는 선거 공약이 실현된다면 한국의 대중 수출과 수출 연계 생산이 각각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갓 시작된 상황에서 한국의 대외 무역 환경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무역 난타전'은 제조업 중심 수출국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 요인이다.

정부 통상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인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미중 간 관세 격돌이 우리 입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며 "우리는 개방 경제를 지향하고, 세계 시장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어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전반적 무역 위축을 초래하는 것은 당연히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