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사이클' 재현되나…3월 경상수지 373억 달러 '역대 최대' 경신

경제일반 / 이재만 기자 / 2026-05-09 10:25:30
-수출 주도형 성장 엔진 재점화, 전월 대비 61%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
▲ 사진=부산항 신선대·감만부두 [제공/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대외 건전성을 나타내는 경상수지가 반도체 업황 회복이라는 강력한 순풍을 타고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며 '수출 강국'의 면모를 다시금 입증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373억 3,000만 달러(한화 약 54조 4,0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 2월(231억 9,000만 달러)의 기록을 불과 한 달 만에 갈아치운 수치로, 한국 경제의 수출이 임계점을 넘어 가파른 상승 궤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올해 들어 3개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737억8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94억9천만달러)의 3.8배에 달했다.

김영환 경제통계1국장은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이 4월 들어 상품 수입과 수출에서 조금 나타났지만, 전체 흐름을 흔들 정도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상수지는 4월 이후로도 양호한 흐름이 지속될 것 같다"며 "반도체 수출 호조가 어떻게 이어질지, 중동 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등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3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가 350억7천만달러로, 작년 3월(96억9천만달러)의 3.6배로 역대 가장 컸다.

수출(943억2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56.9% 급증해 역대 최대였다.

정보기술(IT) 품목이 반도체와 컴퓨터 주변기기를 중심으로 호조를 지속했고, 비(非) IT 품목도 조업일수 확대,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 주변기기(167.5%), 반도체(149.8%), 무선통신기기(13.1%), 석유제품(69.2%), 화공품(9.1%) 등이 크게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68.0%), 중국(64.9%), 미국(47.3%), 일본(28.5%) 등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반면, 중동(-49.1%) 수출은 줄었다.

수입(592억4천만달러)도 17.4% 늘었다.

자본재 수입이 정보통신기기(51.6%), 수송장비(34.8%), 반도체(34.5%) 등을 중심으로 23.6% 증가했다.

원자재 수입은 화공품(20.5%)을 중심으로 8.5% 늘어 6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고, 소비재 수입도 2.1% 증가했다.
 

▲ 월별 경상수지 [제공/한국은행]

 

서비스수지는 12억9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다만, 적자 규모는 작년 동월(-25억1천만달러)이나 전월(-18억6천만달러)보다 작았다.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는 1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봄철 국내 여행 성수기를 맞아 2014년 11월(+5천만달러) 이후 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김 국장은 "BTS 공연 등의 영향으로 입국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3월 입국자 수가 처음 200만명을 넘었는데, 현재로서는 입국자 수 증가세가 단발적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월 24억8천만달러에서 3월 35억8천만달러로 늘었다.

직접·증권투자 배당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가 19억8천만달러에서 27억달러로 불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369억9천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8억9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37억7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40억달러 증가했지만, 외국인 국내투자는 역시 주식을 위주로 340억4천만달러 감소했다.

특히 중동 지역 리스크와 메모리 수요 위축 우려에 차익실현 흐름이 더해지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 감소 폭(-293억3천만달러)이 역대 최대에 달했다.

 

▲ 월별 금융계정 [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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