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세제개편안 후폭풍…서울 아파트 매수세 '9억 이하' 중저가로 쏠렸다

건설/부동산 / 정민수 기자 / 2026-10-06 10:35:03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이 '15억 이하', 6억 이하 거래 껑충
-대출 규제·세금 부담에 고가 아파트는 외면, 전월세난에 저가 매수세 몰려
▲ 사진=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제공/연합뉴스]

 

정부의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극심한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금 부담과 강력한 대출 규제로 인해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꽁꽁 얼어붙은 반면, 9억 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에는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자료를 분석한 결과, 8월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계약된 서울 아파트 가운데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이 약 7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서울 아파트 매매 10건 중 8건이 15억 원 이하에서 이루어진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출 한도 규제의 영향이 크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시가 15억 원 이하 최대 6억 원, 15억 초과~25억 원 이하 4억 원, 25억 원 초과 2억 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대출을 활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금액대로 수요가 몰린 것이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등 저리의 정부 정책 대출이 가능한 6억 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가 눈에 띄게 늘었다.

8월 이후 6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지난해 10·15 대책 이전 17.0%, 올해 7월까지 20.5%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증가 폭이 매우 가파르다.

6억 초과~9억 원 이하 거래 비중 역시 10·15 대책 전 23.2%에서 8월 이후 27.6%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9억 원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매수세는 급격히 꺾였다.

9억 초과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10·15 대책 전후 33.1%에서 8월 이후 26.3%로 크게 줄었다.

15억 초과25억 원 이하 비중은 18.4%에서 15.3%로, 이번 세제개편안의 주 타깃인 25억 원 초과 초고가 아파트 비중은 8.3%에서 5.8%로 각각 쪼그라들었다.
 

▲ 사진=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제공/연합뉴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 9억~15억 원 아파트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받아 최대 6억 원을 대출받더라도 최소 5억 4천만 원에서 9억 원 이상의 막대한 현금이 필요하다"며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큰 부담을 느끼면서 9억 원 이하로만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거래 양상은 가격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서초구는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강북 등 비강남 지역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두 시장이 철저히 엇갈리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북 등지의 저가 전월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인해 임대 수요가 매매 수요로 꾸준히 전환되고 있어 중저가 아파트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강남권은 세제개편안의 국회 통과 여부 등 불확실성과 보유세 부담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다.

다만,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이 연말을 기점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상승세를 주도하던 노원·도봉·강북 등 비강남권 역시 최근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으로 오름폭이 둔화하고 있으며, 강남권에서는 가격 낙폭이 큰 초고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향후 세제개편안 처리 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보유세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이 정부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초고가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내년까지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온다"며 "연말 이후부터는 강남권에서도 매물이 나오며 거래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