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투자... 신종 코로나 경제적 충격을 종목별로 대응하라

경제일반 / 이준섭 / 2020-01-29 08:31:02
최소한 사스 수준 전망... 당분간 신중하게 지켜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28일 코스피가 2,200선이 무너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출처=연합뉴스]

신종 코로나가 국내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는 와중에 증권투자에서 어디까지 신종 코로나가 영향을 미칠지 모든 투자전문가들이 깊이 고민하는 모습이다. 다행하게도  2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87.05포인트(0.66%) 상승한 28,722.85에 거래를 마쳤지만 국내 지수 변화를 주의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과연 어느 종목을 사들이고 어떤 종목을 버려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체로 투자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 전염이 꺾이기 직전을 정점으로 보고 그 때까지는 신중한 투자를 권하는 분위이기다. 그러나 종목별로는 지금이 오히려 매수기임을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가장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분야는 증권투자업계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사태가 지난 2003년 중국·홍콩 등지를 휩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최소 동급 또는 그 이상이라고 분석하고 경제와 금융시장에 단기간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설 연휴를 마치고 5일 만에 개장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41포인트(3.09%) 급락한 2,176.72로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0.55%)도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스의 경우 확진자가 1000명을 돌파하는 데 4개월이 걸린 반면 신종 코로나는 작년 1230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00명을 넘기는 데 25일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확산 속도가 사스 당시에 비해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수치만 보면 사스보다 전파 속도가 더 빠르다""물론 중국 당국이 사스 당시보다 투명하게 대처하고 있어 전파력이 높아 보일 수 있지만, 최소한 사스와 유사한 강도로 봐도 될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가 국내외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도 최소 사스 사태 이상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와 관심이 촉구된다.

 

한국 경제계 펀더멘털 내상 불가피

 

국내 경제계는 이미 상당한 내상을 입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미 항공업계는 중국행 여객기 운행을 중단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상태이며 항공업에 미칠 손해를 따져보고 있다. 중국 여행 취소수수료까지 면제해 준데다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심각한 손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행관광업계도 중국 단체여행이 시작되자마자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경제적 피해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를 예의주시하는 상태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여행업은 당분간 휴지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물류 쇼핑 화장품 제약 식품업계와 제조업계도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그 파장의 방향을 깊이 분석하면서 대응 방법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먼저 영향을 받고 국내가 그 다음 차례라는 것이다. 순망치한처럼 중국이 무너지면 우리도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가장 크게 우려되는 것은 중국 경제가 받을 경제적 충격"이라며 "1분기에 중국 내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고 중국 경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역시 적지 않은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세계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 취약해서 돌발변수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경우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로 이미 내상을 입은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펀더멘털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의 전파력이 사스보다 빠르고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도 연장돼 (중국) 실물경기에 미칠 영향이 사스 때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중국 설명절 연휴가 연기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최 연구원은 "사스 때는 소비 전반의 부진으로 2003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이 9.1%로 전분기(11.1%)보다 떨어졌다가 사태가 진정된 3분기부터 다시 회복했다"며 올해 1분기 중국 성장률(전년동기 대비)5% 후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올해 1분기 중국 성장률이 소비 충격·조업 중단 등 신종 코로나의 충격과 6.4%로 높았던 작년 1분기 성장률의 기저효과가 맞물리면서 일시적으로 6%에 못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증시의 충격이 언제쯤 진정될까? 사스 충격과 비교해 보면 아직은 그리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이은택 연구원은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사태 등을 보면 감염자·사망자 수가 늘어나도 주가가 계속 하락하지는 않았다""사스의 경우 감염자 수가 2003326일 처음 발표됐고 이후 5월 초까지 급등했는데도 주가는 대부분 3월 말~4월 중에 바닥을 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사스 사태 당시 세계 주가지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첫 번째 글로벌 경보를 발령한 3월 중순에 약 10% 하락했고 이후 확산 속도가 빨라진 3월 말에 추가로 5% 정도 하락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단기적 영향은 있어도 장기적 악영향은 없을 것

 

그는 "당시 다중이용시설 폐쇄 및 여행 제한으로 세계 경제에 단기적 영향은 있지만, 장기적인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세계 투자자들이 판단했던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의 금융시장 영향도 사스 때와 비슷해 전염 확산이 진정되면 증시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우리 투자자나 해외 투자자들이 공포심을 언제 진정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관건은 공포감이 얼마나 빨리 진정될 지이며, 이는 중국 내 확진자 수가 언제 정점을 찍을 것인지에 달려 있다""향후 1~2주간 신종 코로나 확산 또는 진정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훈 연구원은 "소비·운송·관광 등 활동이 이번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신규 확진자 수·사망자 수가 정점을 통과한다는 신호가 필요하다""이런 조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 악화와 더불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2015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국내 백화점 판매(-12.5%)와 음식·숙박업 생산(-10.0%)은 전월 대비 급감했지만, 온라인 판매는 9.4% 급증했다""소비자들이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이를 온라인 소비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올라가는 종목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업종에 따라 신종 코로나의 영향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업종별로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이은택 연구원도 "사스 발병 당시에는 증시가 과매도 국면이었지만, 지금은 과매수 국면"이라며 "당분간은 조급하기보다는 과매수 해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업종별로는 인적·물적 접촉이 없는 소프트웨어·온라인쇼핑·게임·미디어·바이오·통신 등은 유리하지만 인적·물적 접촉이 필요한 여행·레저나 반도체·소재·산업재 등 중간재는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목별 차등 대응이 필요한 시점

 

결국 투자자의 현명하고 신중한 선택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단기 랠리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 관측과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실제 가치가 하락한 업종과 가격이 하락한 업종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과 여행·중국 소비주 등을 실제 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았다. "신종 코로나가 과연 반도체 업황에 직접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본다면 이번 사태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서 오히려 매수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및 전기차 관련주를 가장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제시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래저래 올 봄까지는 최소한 마음 조리는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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