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경련 해체하고 새롭게 출발하라
회비 77%인 378억 운영비 사라져 현실적 존립 어려워
SK그룹이 오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를 공식화했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하고 4대 그룹 중 3곳이 전경련을 떠난 것이다. 전경련은 차기 회장의 선출을 위해 소집한 정기총회의 사전 절차로 17일 이사회를 열기로 했지만 주요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겠다고 밝혀 정족수가 채워질 지 조차 불투명하다.
현대차그룹도 공식 탈퇴를 하지는 않았으나 올해부터 회비 납부를 중단하는 등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4대그룹이 분담했던 전경련 회비의 77%인 378억의 운영비가 사라져 전경련은 현실적으로 운영과 존립 자체가 어려워진다. 때문에 전경련이 이대로 해체 수순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다른 회원사들도 탈퇴러시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때문에 전경련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일각에서는 해체보다는 전경련이 한국경제의 싱크탱크로서의 역할은 더욱 강화하는 전면적 개혁을 전제로 새롭게 환골탈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기업 총수는 전경련을 헤리티지재단과 같은 형태로 바꾸고 친목단체로는 남겨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전경련을 해체하느냐, 남겨두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전경련의 해체가 가져다주는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경련의 해체는 우리나라 재벌들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결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전경련은 수십년동안 국민들에게 ‘정경유착의 창구’로 각인됐다. 따라서 전경련의 해체는 이러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약속이 되어야 한다. 이제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야 할 때인 것이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