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퇴하는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서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고 경제 자문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콘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역사적인 세제 개혁안 통과를 포함해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친 성장 경제정책을 제정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콘 위원장은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두고 마찰을 빚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런 기회를 주신 대통령에게 감사하며 대통령과 현 행정부가 미래에도 크게 성공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콘 위원장의 사임은 수주일 내 확정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NYT에 보낸 성명에서 "게리는 나의 수석 경제 자문으로 미국의 경제 부흥과 역사적인 감세와 개혁 실행 등 우리의 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훌륭한 일을 했다. 그는 재능있는 드문 인재이며 국민에 대한 그의 헌신적인 봉사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콘 위원장이 물러난 주요 원인으로는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놓고 벌어진 백악관 내부 갈등이 꼽힌다. 콘 위원장이 관세 부과에 강력히 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 및 이를 찬성하는 진영과 마찰을 빚었다는 점에서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월가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콘 위원장은 관세 폭탄이 경제 성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막판까지 반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달 28일에는 만약 관세 조치를 고수한다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복수의 백악관 관계자들은 콘 위원장이 꼭 이 한 가지 원인만으로 사임을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콘 위원장을 잘 아는 주변인들은 관세 부과가 사임 결정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평소 자유무역을 옹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국수주의적 정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콘 위원장의 사임은 미국의 경제·금융 분야에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더 호전적으로 국수주의적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실제로 콘 위원장의 사임 소식에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이 1% 내리는 등 금융시장 전반이 출렁였다.
BNP파리바의 폴 모티머-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온건한 영향력을 미치던 콘 위원장이 떠남으로써 이제 대통령의 귀는 이제 더 큰 목소리를 가진 보호주의자들이 차지하게 됐다"면서 "(콘 위원장의 사임이) 이 관세 계획을 확고하게 진행한다는 신호일지 모른다는 점에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콘 위원장이 떠난 자리를 메울 후보로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비공식 경제 참모로 불리는 보수 성향의 경제해설가 래리 쿠드로가 거론된다.
▲사진="그 일 원하는 사람 많아" [출처/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위터]
쿠드로의 경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는 점에서 지명 가능성이 작다는 견해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콘 위원장의 사임 소식이 전해진 후 트위터에 "새로운 수석 경제 자문 선임에 관한 결정을 조만간 내리겠다"며 "많은 사람이 이 일을 원하고 있으니 현명하게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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