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안정미 기자]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가계빚이 153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중 가계신용'을 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년 전보다 83조8천억원(5.8%) 증가한 1천534조6천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찍었다.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지난 2014년(66조2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했고, 증가율도 정부 목표치(6.5%)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분기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증가율(20조7000억원, 5.8%)은 지난 2014년 2분기(5.7%) 이후 최저이고, 2016년 4분기 이후 8분기 연속 둔화세가 지속하고 있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른바 '급등기' 이전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그러나 여전히 가계가 벌어들이는 소득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고, 절대적인 수준 자체가 높아진 만큼 지속적으로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1444조5000억원)은 74조4000억원 늘어 1년 전 수준(100조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폭이 크게 둔화한 영향이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 2017년 22조6000억원 늘었으나 지난해 6조8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그중 주택담보대출이 연간 3조9000억원 줄었다.
보험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15조2000억원 늘었으나 1년 전(34조4000억원) 증가액에 비해 크게 꺾였다. 4분기에는 3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1444조5000억원으로 74조4000억원(5.4%) 증가했다.
특이할 점은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713조1000억원으로 52조4000억원(7.9%) 늘며 1년 전 증가세(43조3000억원, 7.0%)보다 오히려 커졌다는 사실이다.
한은은 2∼3년 전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며 잔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 수요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45만4천호로 전년 38만7천호보다 증가했다"며 "(기타대출에 포함된) 주택도시기금 전세자금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전환되며 은행 가계대출이 늘어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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