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베르테르 효과' 기승, 자살은 자살을 낳는다!

문화일반 / 이지애 / 2011-06-30 09:21:08
송지선-채동하 등 공인들 잇딴 자살, 예방대책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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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이지애 기자] 한국의 젊은이들이 자살이라는 심각한 사회 분위기 속에 노출되어 있다. 최근 송지선 MBC 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의 자살에 이어 그룹 SG워너비 출신 가수 채동하까지. 유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자살이 국가적 문제로 떠올랐다.


앞서 2005년 영화배우 이은주가 자살했으며 2007년에는 가수 유니와 배우 정다빈이 연이어 목숨을 끊었다. 이후 2008년 배우 최진실이 죽음을 선택했으며 지난해 동생 최진영이 누나와 운명을 함께했다. 그리고 같은해 한류스타 박용하가 자살해 연예계의 슬픔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유명인들의 자살로 인해 한국의 자살률이 급증했다. 이은주의 소식에 하루 평균 0.84명이었던 자살률이 2.13명으로 증가했으며, 차 안에서 연탄불을 피워 일산화탄소 질식으로 자살한 안재환 사건을 모방한 사례도 세 번이나 된다. 전체 자살자 수도 2006년 1만688명이었지만 2009년에는 1만5000명을 넘어서 매년 급증하고 있다.


1774년 독일의 괴테가 출간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된 '베르테르 효과'가 사실로 입증되며 사회적 현상이 되고 말았다.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는 짝사랑하던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끝내 자살을 한다. 이 소설은 전 유럽의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베르테르의 자살을 공감한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현상이 벌어졌다. 당시 일부국가에서는 소설의 출판을 금지시키기도 했다.


유명인들의 공식 사인은 대부분 '우울증'이었다. 유명인들은 말 못할 고충이 우울증을 넘어서 조울증으로 심해졌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한국 사회는 최근 5년 동안 265만명이 우울증이나 조울증을 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운데 자살 위험이 높은 조울증 환자 절반 이상이 20∼40대 젊은 층이라는 점도 심각하다.


청소년들은 학업에 대한 불안, 젊은 층은 취업 불안, 중장년 층은 생계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한국인의 특성상 이성적인 대처보다는 정서적인 판단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남과 자신을 비교해 열등감과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가 최고조에 달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살은 극히 사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현대 사회의 과도한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자살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자살에 대한 대책은 추상적이고 현실성이 떨어진다. 자살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위기로 다가온 만큼 국가에서도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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