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전성진 기자] 2011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동반 탈락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통하던 남미축구의 양대산맥이 무너져 내렸다. 반면 페루와 베네수엘라 등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되는 팀들이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삼바군단' 브라질은 17일(한국시간) 코파 아메리카 8강전에서 파라과이에 덜미를 잡혔다. 개최국 아르헨티나 역시 전날 우루과이와의 8강전에서 패했다. 더욱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모두 승부차기에서 패해 더욱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만나 2-2로 비겼던 파라과이를 상대로 적극적인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을 넣기에는 2% 부족한 모습이었다. 파라과이는 작정하고 수비 축구를 펼쳤다. 어느 정도 예상된 전술이었으나 브라질은 파라과이의 수비망을 뚫을 만한 무기가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대회 개체국이며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준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역시 우루과이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으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승부차기까지 끌려갔고 결국 패했다. 우루과이의 수비가 인상적이기도 했지만 아르헨티나의 무뎌진 공격력이 숙제로 남겨진 대회였다.
세계 최강의 팀들의 부진에 대해 OBS 심재희 축구 해설위원은 "두 팀 모두 팀으로서의 준비가 부족했다. 메시와 네이마르, 파투, 호비뉴 등 개인 플레이가 중심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는 개인전술보다 부분전술이, 부분전술보다 팀전술이 뛰어나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개인 전술로 경기를 리드했지만 정작 실리를 챙기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남미축구도 이제는 개인기보다는 조직력이 더 앞선다는 트렌드를 두 팀의 탈락으로 잘 읽을 수 있다"라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페루와 베네수엘라는 이번 대회가 축제가 되고 있다. 페루는 코파 아메리카에서 두 차례 우승을 경험한 나라로 세 번째 우승컵을 노리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두 팀의 선전은 수비 축구에 있었다.
심 해설위원은 "(페루와 베네수엘라는) 수비를 두껍게 하고 공격에서는 세트 피스나 역습을 주요 루트로 삼았다. 상대가 공격에 집중할 때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 잘 막아냈고, 상대의 공세로 비는 공간과 허점을 잘 파고들었다. 수비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상대를 짜증나게 만들고, 끈적끈적하게 승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이변을 만들어냈다. 두 팀이 선전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단합'이다"라며 조직력을 높게 평가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몰락으로 남미 축구가 혼전에 빠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남미 축구의 실력이 평준화 되어가고 있음이 확실히 비쳐지고 있다. 혼돈의 2011 코파 아메리카. 과연 어떤 팀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될지 큰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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