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지난해 교육감 선거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돈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57)은 29일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시의회 임시회 참석 전 교육위원실에서 위원들과 환담하며 “죄가 없으니 검찰 조사를 떳떳하게 받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곽 교육감은 시정연설을 한 후 “제 부덕의 소치로 시민들과 시의원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몹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이날 곽 교육감은 가는 곳마다 기자들의 질문과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질문은 거취 문제에 집중됐지만 곽 교육감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앞서 그는 출근 직후 지역교육청 교육장과 교육청 간부들이 참석한 ‘기관장 회의’를 주재했다. 평소처럼 업무보고를 받고 “어려움이 있지만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면서 꿋꿋이 나가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교육감실이 있는 서울교육청 9층은 엘리베이터를 아예 서지 못하게 하고 비상계단을 막아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곽 교육감의 측근들은 온종일 진보적 시민사회 인사들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 동향과 곽 교육감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교육감의 기자회견엔 진심이 담겨 있다” “원래 ‘꾼’이었다면 억울하지나 않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측근은 “공정택 전 교육감은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도 1년이 넘게 자리를 지켰는데 곽 교육감에게 사퇴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 전 교육감은 2008년 10월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기 시작해 2009년 1월 기소됐다. 그해 3월 초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사퇴하지 않은 채 항소와 상고를 했고, 결국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2009년 10월 교육감직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이날 밤 법원이 돈을 받은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53)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곽 교육감 측 분위기는 깊이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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