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에 번지는 ‘박근혜의 위기’ 논쟁

정치일반 / 배정전 / 2011-09-09 11:48:42

박근혜.jpg

[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안철수 돌풍'으로 박근혜 대세론에 비상벨이 울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의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 직후 여론조사의 대선주자 가상대결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59)가 안 원장에게 뒤진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17대 대선 이후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내준 적이 한 번도 없다. 박 전 대표의 위기는 지속될까. 일시적 현상에 그칠까.

박근혜 대세론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여권 내에서도 번지고 있다. 안철수라는 인물의 ‘깜짝 등장’ 때문만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니만큼 현재의 위기는 단발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정두언 의원(54)은 SBS 라디오에서 “(대세론에) 안주해선 결코 승리할 수 없다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고 그게 상식”이라며 “야권에 유력주자가 나타나면 흔들리는 상황이 올 것이라 예측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왔다”고 말했다. 전날엔 범친이계 원희룡 의원(46)이 CBS 라디오에서 “민심이 폭발한 것으로 대세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55)는 “지각을 진동시키는 거대한 민심의 용암이 부글거리고 있다. 안철수 바람은 용암의 일각이 지표면으로 뚫고 나온 것”이라며 “계기만 주어지면 폭발적으로 분출할 것이라고 본다. 박 전 대표는 현 정권과 같이 가면 민심의 용암에 휩쓸리기 쉽다”고 했다. 현 정권과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심판론’에 휩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박 전 대표의 딜레마는 핵심 집권세력과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라고 했다.

회의론을 주장하는 쪽에선 박근혜 대세론이 이회창 대세론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76)는 한나라당 대선후보이던 1997년과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대세론을 형성했으나 정작 본선에서 패했다. 한 중진 의원은 “시대정신과 국민들의 아픔, 열망이 있다. 그에 반응하고, 소통하고 그 힘을 흡수하지 않는 대세론은 흙 속에서 수분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말라가는 생물일 수 있다”고 했다. “뿌리가 약하고 생명력이 한계에 달해” 박근혜 대세론과 이회창 대세론에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반론도 제기된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66)은 “안철수씨의 과거 행적, 국정관계 지식이나 비전 등을 다 체크해야 한다. (위기론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생각과 비전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면 된다”고 했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