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D-21] 박원순 "민주당 입당고민 해보겠지만..."

정치일반 / 배정전 / 2011-10-04 12: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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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3일 범야권 단일후보로 뽑힌 박원순 변호사는 민주당 입당 문제에 대해 "입당 요구가 있지만 동시에 내겐 제도권 정치를 넘어서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선거 등록기간 중에 고민을 해보겠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그간 "민주당이 더 큰 통합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기꺼이 일원이 되겠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해왔다. 당장 입당하지는 않겠지만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이다.

그러나 박 변호사에게 민주당 입당 문제는 선뜻 결정하기 힘든 난제(難題)다. 박 변호사를 야권 단일후보로 만들어낸 주 지지층 중 하나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혐오를 보이는 '반(反) 정치성향'의 유권자들이다. 그가 민주당에 입당하면 기존의 여의도 정치에 편입되는 모양새가 된다. 이 경우 박 변호사를 지지했던 무당층 또는 중도층의 표심이 흩어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박 변호사에게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의 도움도 절실하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는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단일화를 했지만 김문수 현 지사에게 졌다.

지난 4·27 김해 재보궐 선거 때도 민주당 곽진업 후보와 어렵사리 단일화를 이룬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도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에게 패했다. 두 선거의 패인(敗因)은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에는 자발적으로 박 변호사를 지지하기를 꺼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성공을 거뒀으나, 민주당이 후보 자리를 내준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가 승리한 경우는 많지 않다. 그렇기에 박 변호사에게 민주당 입당 문제는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난제 중 난제다.

박 변호사가 서울시장 본선에서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은 도덕성 검증이다. 당장은 경선 승리 직후의 컨벤션 효과(convention effect) 덕분에 유리한 국면을 이어갈 수 있으나 본선에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되면 적잖은 고전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본선에서 청문회 수준의 검증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박 변호사는 이미 자신이 이끌던 아름다운재단 등을 통해 대기업에서 100억원 이상 기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곤욕을 치렀다. 대기업을 비판하면서 대기업 돈을 받아온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 지지에 나설 경우 박 변호사를 지지했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거 유세에 뛰어들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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