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고발] 구토를 부르는 비타민 음료 '비타 1500'

사회일반 / 권도열 / 2011-10-25 10:32:23
소비자 상담실은 불통…소비자 분노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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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권도열 기자] '흔들어 마시면 무조건 괜찮다?'

최근 회사원 이모(31) 씨는 직장 상사가 사온 비타민 드링크를 마셨다. 비타민이 합류되어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쾌한 마음으로 음료를 들이켰다. 비타민 드링크 특유의 시큼한 맛을 느끼면서 피로가 좀 풀릴 것이라는 생각까지 가졌다.

하지만 이 씨의 상쾌한 기분은 곧바로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바뀌었다. 비타민 드링크 안에 구토를 유발할 정도로 엮겨운 이물질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동남메딕스가 시중에 팔고 있는 '비타 1500'이 문제의 제품이다.

이 씨는 '비타 1500'을 시원하게 원샷 한 뒤, 손님을 위해 다른 병의 뚜껑을 땄다. 손님에게 좀 더 예의를 갖추기 위해 종이컵에 비타민 음료를 따랐다. 한데, 종이컵에 담겨진 음료를 보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드링크 안에서 정체불명의 이물질과 검은 가루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병뚜껑에는 시커먼 때까지 묻어 있었다.

당연히 이 씨는 손님에게 '비타 1500'이 아닌 다른 음료를 대접했다. 구토를 유발하는 이물질을 자신이 그대로 마셔버렸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다. 동시에 손님에게는 '비타 1500'을 권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지기까지 했다.

이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유통기한을 확인했다. 2013년 4월 12일. 유통기한이 약 1년 6개월이나 남아 있는 정상제품이었다. 분노가 극에 달한 이 씨는 결국 병 뒤에 표시되어 있는 해당업체의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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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를 꽉 깨물고 전화기를 붙잡고 있던 그는 또 한 번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됐다. 소비자 상담실이라고 적힌 번호로 수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삑~' 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비타 1500' 병을 집어던지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소비자 상담실은 고객과 하는 최소한의 약속이다.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소비자와 판매자의 이견을 좁혀주는 창구가 바로 소비자 상담실이다.

한데, 동남매딕스의 '비타 1500'은 소비자 상담실의 문을 닫아두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잘못 되도 판매자는 모른다'라는 배 째라 식의 태도에 이 씨는 다시 한 번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가 마신 음료인 동남메딕스의 '비타 1500'에는 소비자를 생각하는 그 어떤 장치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음료에 구토를 유발하는 이물질이 떠다니고 있었고, 소비자 상담실은 계속해서 불통이었다.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나 다른 연락처도 없었다. 결국 이 씨는 소비자고발센터를 통해 이 업체를 고발하고 본지에 제보하면서 가슴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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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량 드링크에는 '침전물이 생길 수 있으나 이물질이 아니오니 안심하고 드시기 바라며, 혹시 침전물이 보이면 흔들어 드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물질을 발견해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표시를 해놓았다. 하지만 이물질의 크기나 색상, 그리고 병뚜껑에 묻어 있는 새까만 가루 등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그냥 흔들어서 먹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무책임한 태도에 황당함이 밀려오지 않을 수가 없다.

비타민 드링크의 경우 속이 잘 보이지 않는 유리병으로 되어 있어 이물질 판독이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고 비타민 드링크를 들고 그대로 마시게 된다. 하지만 '비타 1500'의 사례를 보면, 비타민 음료는 엄청나게 흔들어서 마셔야 하고, 불안하다면 컵에 따라서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컵 속에서 이물질이 발견된다면, 다시 흔들어서 이물질을 사라지게 만든 다음 마셔야 한다. 이물질에 대한 해결책을 '흔들어 주세요'로 무책임하게 묻어버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비타'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비타민 드링크는 매우 많다. 하지만 비타민의 상큼함을 올바르게 느낄 수 있는 드링크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을 남게 한다. 몸에 좋은 비타민을 제품명에 써놓은 채로 구토를 유발하는 '비타 1500' 같은 제품이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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