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 실업급여 계정 내년 흑자 전환…'일·가정 양립 계정' 신설로 고용보험 새판짜기

정책일반 / 이재만 기자 / 2026-09-07 12:11:06
-보험료율 인상·정부 지원으로 숨통, 2028년 모성보호 급여 분리
-7.7조 빚 상환은 과제, 정부 일반회계 전입금 증액이 재정 정상화 핵심 열쇠
▲ 사진=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 실업인정신청 접수 [제공/연합뉴스]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이 내년부터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보험료율 인상과 정부 재정 투입, 그리고 실업급여 지급 기준 변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고용보험 제도개편 방안'을 통해 고용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에 나선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실업급여 계정은 수입 15조 7천억 원, 지출 17조 4천억 원으로 1조 8천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7조 7천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적립금은 6조 원 적자 상태다.

이러한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실업급여 계정에서 모성보호 급여(육아휴직 급여 등)까지 부담하는 구조적 문제였다.

실제로 모성보호 급여 지출은 2022년 2조 1천억 원에서 작년 4조 3천억 원으로 급증하며 전체 실업급여 계정 지출의 24.7%를 차지했다.
 

노동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8년 '일·가정 양립 계정'을 신설해 모성보호 지출을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하기로 했다.

저출생 극복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발맞춰 모성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내년부터 노사 고용보험료율을 현행 각 0.9%(총 1.8%)에서 각 1.0%(총 2.0%)로 0.1%포인트씩 인상한다.

이로 인해 약 1조 8천억 원의 추가 수입이 예상되며, 노동부는 이 중 보험료율 0.4%에 해당하는 약 3조 6천억 원을 일·가정 양립 계정에 배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일반회계 전입금 또한 올해보다 3천억 원 늘어난 9천억 원으로 확대되며, 2029년까지 지속적으로 증액할 방침이다. 

 

▲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 방식 제도 개선 [제공/연합뉴스]

또한, 실업급여 산정 시 무급휴일을 제외해 지급 기준을 기존 주 7일에서 주 6일로 변경한다.

이는 과거 주 6일 근무 체제에 맞춰진 제도를 현실화하여 '시럽급여' 논란을 해소하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지급 기준 변경으로 월 수급액은 약 22만~23만 원 감소하지만, 전체 지급 기간은 늘어나 총지급액은 유지된다.

이러한 개편을 통해 실업급여 계정은 내년 9천억 원 규모의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2030년부터는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금 7조 7천억 원을 본격적으로 갚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경기 불황 등 돌발적인 고용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넉넉한 적립금 확보는 필수적이다.

결국 성공적인 고용보험 재정 정상화의 관건은 신설되는 '일·가정 양립 계정'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에 달려있다.

모성보호 재원을 노사 보험료에만 의존할 경우 실업급여 적립금 확충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하면서 저출생 대응을 위한 모성보호 급여 지원은 늘려나갈 것"이라며, "일반회계 전입금 확대를 통해 모성보호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재정 당국과의 협의를 통한 전입금 증액과 관련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 여부가 이번 고용보험 수술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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