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시장 속 49% 점유율, 관련 매출액만 44조 원 넘어
![]() |
| ▲ 사진=서울 시내 SK주유소 [제공/연합뉴스] |
국제유가 불안을 틈타 4년여간 기름값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 국내 대형 정유사 두 곳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심의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는 7일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가격 담합 및 정보교환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해당 기업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 제출은 조사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제재 수위 논의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
공정위 심사관에 따르면, 두 정유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인 2022년 2월부터 미국-이란 전쟁 직후인 2026년 3월까지 약 4년간 휘발유·경유·등유 판매 가격과 관련한 입금가, 확정가, 판매 정책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 업계의 특성상 주유소는 정유사가 정한 '입금가'로 먼저 제품을 공급받고, 다음 달 초에 '확정가'를 통해 차액을 정산하는 사후정산제도를 따른다.
또한, 특정 기간 할인을 제공하거나 일정 가격을 보장하는 등의 판매 정책도 시행된다.
이처럼 정유사가 정하는 입금가, 확정가, 판매 정책은 주유소 판매 가격과 소비자 구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이러한 중요 정보를 주고받으며 시장의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심사관은 미국-이란 전쟁 이후 두 회사가 판매 가격의 기준이 되는 입금가를 두 차례 명시적으로 담합한 혐의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 |
| ▲ 사진=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제공/연합뉴스] |
국내 정유 시장은 SK에너지(28.1%), HD현대오일뱅크(21.0%), GS칼텍스(23.3%), 에쓰오일(25.5%) 4개 사가 약 98%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다.
담합 의혹을 받는 두 회사의 점유율만 합쳐도 49.1%에 달한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의 담합 가담은 확인되지 않았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과점 체제에서 2개 사의 점유율이 50%에 육박해, 이들의 정보 교환 및 담합 행위가 시장 경쟁 질서에 충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제유가가 급변한 전쟁 상황이 정보 교환의 계기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심사관이 추산한 이번 담합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 1천억 원으로, 하루 평균 약 3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심사관은 두 회사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위반행위'로 보고, 시정조치와 함께 대규모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 조사와 별개로, 검찰 역시 두 정유사의 가격 담합 혐의를 수사해 이미 재판에 넘긴 상태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두 회사 임직원이 공정위의 현장 조사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전산 자료와 메신저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조사 정보 유출 논란에 대해 오 국장은 "조사 정보 관리가 미흡했는지 감사담당관실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현재로선 공정위 내부에서 정보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향후 위원회를 열어 두 회사의 소명을 듣고 최종 제재 여부 및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