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실 끝까지 밝혀내는 마지막 보루 되어야

△사진=지난6월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자유와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국민이 있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이 나라의 역사는 결국 국민의 책임과 희생 위에 세워졌다. 그렇기에 선거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다. 국민의 한 표가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엄숙한 약속이다.

그런데 그 약속을 관리해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자 수 집계 오류와 수정 보고가 잇따른 데 이어, 선관위 실무자가 시간대별 투표자 수를 정상 절차와 다르게 입력했다는 정황까지 제기됐다. 국민의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선관위와 일부 지역선관위를 압수수색한 것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특히 투표율 수치가 단순한 오입력인지, 조직적 관행에 따른 것인지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 선거관리 지침상 투표자 수를 수정하려면 구체적인 사유를 기록하고 상급 선관위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의 의문이 투표율을 넘어 개표와 최종 결과에까지 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표함 봉인부터 수작업 분류, 투표지분류기, 육안 심사, 개표상황표 검증, 위원 검열과 위원장 최종 공표, 전산 입력에 이르기까지 여러 단계의 검증 절차가 존재한다는 설명에도 국민의 불신이 가라앉지 않는 이유를 선관위는 직시해야 한다.
논란의 핵심은 ‘조작이 있었느냐’는 단정에 앞서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구조인가’에 있다. 아무리 많은 검증 장치가 있다 해도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 원칙을 벗어나거나, 오류가 발생했는데도 그 경위와 수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면 제도 전체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2일 주진우 의원이 2025년 대선 당시 투표소 109곳에서 투표자 수가 허위 입력된 정황을 제기한 것은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사실이라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그 또한 명백한 근거와 자료를 통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의혹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 아니라 검증이다.
이제 선관위는 ‘독립기관’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서는 안 된다. 독립은 국민으로부터 독립하라는 뜻이 아니다.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하되 헌법과 법률, 그리고 국민의 감시 앞에는 가장 엄격하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법원도 마찬가지다. 선거를 둘러싼 의혹이 사법부로까지 번지는 현실을 더 이상 남의 일처럼 바라봐서는 안 된다. 법원은 선관위의 ‘뒷배’로 오해받아서는 안 되며, 오히려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는 마지막 보루가 되어야 한다.
국민은 선관위에 완벽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실수가 있었다면 인정하고, 의혹이 있다면 조사하고, 잘못이 확인되면 책임지는 상식과 원칙을 요구한다.
한 표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같다. 그 한 표를 지키는 것이 선관위의 존재 이유이며, 그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법과 헌법을 지키는 것이 사법부의 책무다.
폭염보다 더 뜨거운 국민의 시선이 지금 선관위를 향하고 있다. 선관위와 법원은 이제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정치의 편도, 조직의 편도 아닌 헌법의 편, 진실의 편,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민의 편에 서야 한다.
그것이 흔들리는 선거 신뢰를 되살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를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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