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원내 정당 5명의 대선후보들 가운데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을 벌이며 양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진보성향인 두 후보는 난타전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아이러니하게 보수층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수층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문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첫 유세를 시작했다.
문 후보는 이날 경북대 북문 앞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대구가 일어서야 역사와 세상이 바뀐다”며 “대구가 통합의 문을 열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자신의 안보관이 불안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특전사의 상징인 베레모를 쓴 채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내 앞에서 안보 얘기 하지 말라”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폭격, 목함 지뢰, 노크 귀순 등 지난 10년간 북한의 도발을 거론하면서 “(보수당이)이렇게 안보에 구멍을 내놓고는 도대체 뭐가 잘났다고 큰 소리냐, 이번 대선은 유능한 진짜 안보 문재인과 무능한 가짜 안보 간의 대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더불어 문 후보 측은 그동안 ‘적폐 청산’을 선거 메시지로 삼아왔으나, 이날부터 선거운동 메시지는 물론 선거 포스터, 선거 공약집 등에 적폐 청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적폐 청산이 듣기에 따라 보수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곡해될 수 있고, 이를 계기로 다른 정당 후보에게 공세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의 경우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사드 배치가 당론임에도 불구하고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입장으로 해석될 수 있는 주장을 펴면서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이에 반문 정서가 강한 보수층에서는 ‘될 사람을 밀겠다’는 인식이 저변으로 확대됐고, 문 후보 보다 그나마 진보 색깔이 얕은 안 후보에게로 지지세가 몰렸다. 이로 인해 안 후보의 지지율은 급상승 했다.
보수층의 지지로 안 후보는 대선을 20여일 앞둔 현재 문 후보의 대세론을 깨부수고 실질적인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는 당이 호남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안 후보가 보수층 일부를 흡수해 대선 당일까지 영·호남 지지세를 끌고 간다면 이번 대선에서 극적인 연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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