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예고편] 한국 자본주의의 그늘, 블랙코미디 "7호실"

문화일반 / 이상은 / 2017-10-23 14:22:50
자영업자와 알바생, 갑과 을의 대결이 아닌 을들의 열혈생존극!


한국 자본주의의 그늘, 블랙코미디 "7호실"
자영업자와 알바생, 갑과 을의 대결이 아닌 을들의 열혈생존극!


[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한국에는 사장님이 참 많다.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가 26.8%로 넷 중 한 명꼴이고 이 중 55%가 창업 1년 안에 폐업. 5명 중 한 명이 월 평균 100만원 이하를 번다.


<7호실>의 주인공 두식은 전 재산 탈탈 털어 DVD방을 차려 사장님이 되었지만 밀린 월세로 보증금만 까먹고 있는, 불경기로 가게 파는 것도 여의치 않아 폐업도 맘대로 안 되는 궁지에 몰린 인물로 자영업자의 현실을 대변한다.


학자금 빚만 1,800만원. 대학 휴학생인 DVD방 알바생 태정의 처지도 만만찮다. 체감 청년실업률 22.5% (114만 3000명)로 미래도 암울하다. 게다가 사장님의 위기는 곧 그의 위기. 밀린 알바비가 200만원에 달한다.


<7호실>은 생존 자체가 벼랑에 몰린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은 사회 안전망의 부재 속에 스스로를 돕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세계 11위 경제대국인 한국 자본주의의 오늘을 자조하는 말로 전락했다.


<7호실>은 자구책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감독의 말대로, 두식과 태정은 겉으로는 노사관계, 갑과 을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발을 디딘 채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맞부딪힌다. 그리고 언제든 우리가 내몰릴 수도 있는 벼랑에 선 이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공감을 자아내는 블랙코미디로 완성된다.
10.jpg
▲사진, 영상=영화 '7호실'[출처/롯데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코미디의 재미와 스릴러의 긴장감 등 복합 장르적인 재미 속에 지금, 여기, 이곳.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국 사회의 그늘을 웃프게 그려낸 새로운 영화다.


<7호실>로 한 스크린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신하균과 도경수. 원조 연기파의 대명사인 하균神과 신진 연기파의 대표주자인 도경수는 각자 들키면 큰일 날 비밀을 감춘 문제의 방 ‘7호실’을 둘러싸고 격돌하는 사장과 알바생으로 혼신의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탁구공 주고받듯, 서브와 리시브, 역공을 오가며 대결하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끌어내며 관객을 자연스럽게 <7호실> 속 그들의 고난과 고민에 동참시킨다. 분명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서로 다른 비밀을 감췄고, 해결 방법 또한 공존이 불가능하다.


두식은 자신이 감춘 비밀을 지키기 위해 ‘7호실’의 문을 꽁꽁 닫아걸어야 살 수 있고, 태정은 그가 잠근 ‘7호실’의 문을 열어 자기가 숨긴 비밀을 꺼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하균과 도경수는 두식과 태정의 절망과 안간힘까지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둘 모두를 응원하게 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만든다.


각자의 생존을 위한 사장과 알바생의 몸부림을 처절하고 현실감 있게 그려낸 두 배우의 연기는, 짠내나는 웃음 속에, 그들의 모습이 결국은 우리 대다수 한국인의 현재 모습일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