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데이비드슨 'EU 보복관세 회피' 생산시설 해외 이전

경제·금융 / 서태영 / 2018-06-26 17:54:29
EU 수출 시 6%의 관세 부담해왔지만, 이번 조치 관세 31%로 급격히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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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국의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서태영 기자] 미국의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드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이에 맞선 유럽연합(EU)의 보복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할리 데이비드슨이 이날 공시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생산시설 해외 이전은 앞으로 최소 9개월에서 18개월에 걸쳐 이뤄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EU의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22일부터 28억 유로(약 3조6천억 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로 대응했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EU 보복관세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기존에 EU 수출 시 6%의 관세를 부담해왔지만, 이번 조치에 따라 관세가 31%로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지난해 유럽지역에 약 4만 대를 판매했으며 이는 전 세계 판매량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서 유럽은 미국 국내시장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관세 보복에 따라 할리 데이비드슨은 오토바이 한 대를 EU에 수출할 때마다 2천200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간 기준으로 올해는 남은 기간 3천만~4천500만 달러, 2019년에는 9천만~1억 달러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을 때, 할리 데이비드슨은 이로 인해 연 1천500만∼2천만 달러 상당의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다고 지난 4월 실적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 오토바이를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자, 할리 데이비드슨은 태국에 공장을 짓는 등 '플랜 비'를 이행하기도 했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다만 EU의 추가 관세로 늘어나는 비용을 당장 소비자에게 전가하지는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할리 데이비드슨의 생산기지 해외이전 계획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관련국의 대응이 해외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이 그동안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추상적 개념이었지만, 보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상처도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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