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학범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제조업체인 현대일렉트릭은 16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천5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의 유상증자 실시안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구주주 청약 후 일반 공모방식으로 진행되며 할인율은 20%로 적용된다. 발행하는 신주는 1천569만주, 예정 발행가는 주당 9천560원이며 오는 12월 17일 납입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인 현대일렉트릭의 이번 자구 노력이 경영개선 효과로 이어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청약 배정주식에 120%까지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출자금액을 454억∼544억원으로 제시했다.
현대일렉트릭은 용인 마북리연구소 부지 매각에 이어 울산공장 내 선실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등 추가적인 자산매각을 통해 약 1천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런 유상증자와 자산매각을 통해 마련하는 약 3천억원은 주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하고 일부는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쓸 예정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를 통해 부채 비율을 100%대로 낮춰 금융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서 통폐합과 임원 축소, 유휴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영업·R&D·경영 등 6개 본부 체제를 없애고, 부문도 현재 20개를 4개로 대폭 축소한다. 전 임원에게 일괄 사직서를 받고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면 재신임 절차를 거쳐 임원 40% 정도를 줄일 방침이다.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불필요한 비용 요소들을 제거해 연간 5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현대일렉트릭 정명림 대표는 "대표이사 취임 이후 지난 1년 동안 가능한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국내·외 시황 악화가 지속하면서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자구노력은 회사를 안정화하고 재도약을 위한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부터는 안정적인 흑자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주와 종업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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