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매거진=이광현 기자] 최근 상대를 가리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묻지마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쟁으로만 내몰리는 사회적 약자들이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묻지마 폭력이 이제 단순 폭력을 넘어 흉기를 보유한 살인단계 수준으로 넘어가는 상황이라 사회적 불안감은 확대되고 있다.
지난 22일 퇴근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30대가 전 직장동료와 행인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두른 '여의도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전 직장 동료에 앙심을 품은 김모(33)씨가 직장동료들과 행인을 상대로 미리 준비한 흉기를 이용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러 4명이 중상을 입힌 것이다. 이 일로 시민을 구한 일반인들은 일약 스타가 됐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한복판에서 이런 칼부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회사에서 자신을 1년간 이용만하고 부당하게 해고했으며 전 직장동료들이 자신을 음해해 자신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복수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는 지난 5일 사이에 4건이나 발생했다. 문제는 원한 관계 등의 이유로 발생한 범죄도 있지만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대부분이다라는 점이다.
앞서 18일 오후 6시30분경 지하철 의정부역에서는 한 남성이 공업용 '커터칼'을 10여분간 마구 휘둘러 남녀 8명이 중경상을 입은 일이 벌어졌다. 정차 중이던 인천행 열차에 탑승한 유모(39)씨가 침을 뱉다가 승객의 항의를 받자 홧김에 저지른 일이다.
지난 20에는 전자발찌를 찬 채 성폭행을 시도하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범죄도 발생했다. 자녀를 유치원 차에 태워 보내고 귀가하던 평범한 여성이 끔찍한 범죄에 목숨을 잃었다.
용의자는 2004년 4월 서울의 한 옥탑방에 침입해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7년6월을 선고받아 복역하다 지난해 말 출소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보호관찰을 받아왔다.
또 21일 오전 1시에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술집에서 술에 취한 강모(39)씨가 술집 여주인을 성폭행을 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를 휘둘었다. 이 사고로 1명을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강씨는 지난 2005년 다방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군산교도소에서 7년을 복역하고 지난달 9일 만기출소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가 빈번해지자 전문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의지하며 돕고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복원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낙오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묻지마 범죄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생긴 열등감이나 좌절감 등 개인적인 요인과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감시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낙오자를 위한 꾸준한 상담과 치료, 교육 등을 지원하는 사회적 개입 및 지원 확대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이웃을 존중하고, 사회 구성원 서로가 믿고 배려하는 공동체의식이 묻지마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재기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없이 그들을 방치하면 그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경쟁에서 밀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 젊은이 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부인부 빈익빈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그들을 정신병자로 만든것 같음. 앞으로도 이런일들이 자주 발생할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경쟁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야 하고 뒤쳐지면 낙오자 취급을 하니... 솔직히 요즘 있는 놈들이 가난은 대물림 되고 있잖아요", "사회가 숨이막혀 죽을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임" 등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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