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풀리나…한국 선박 24척, 3개월 반 만의 출항 준비

국제일반 / 정민수 기자 / 2026-06-16 09:54:27
-미·이란 양해각서(MOU) 서명 예정인 19일 기점
-기뢰·병목현상·현지 불안정성 등 변수 산적
▲ 사진=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 [제공/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지난 2월 말부터 해협 내 발이 묶였던 한국 선박들의 귀환 작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출항까지 해결해야 할 기술적·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분석한다.

15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국적 선박 및 용선 예정 선박은 총 24척이다.

지난달 피격 수리 중인 HMM 화물선 '나무호'를 포함해, 그간 수차례 탈출 시도에도 해협을 빠져나가지 못했던 선박들이다.

현재 이들 선박에 승선 중인 한국인 선원 137명은 연료와 식료품 등 필수 물자는 확보하고 있으나, 장기 고립으로 인한 심리적 피로도가 임계치에 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탈출의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은 오는 19일 체결 예정인 미·이란 간 양해각서(MOU)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해운 업계와 지정학 전문가들은 다음 세 가지를 핵심 위험 요소로 꼽는다.

이란이 해협 내 설치한 기뢰는 가장 직접적인 물리적 위협이다.

이란 측이 제시한 대체 항로의 안전성을 어떻게 검증할지, 그리고 기뢰 제거 작업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질지가 관건이다.

기술적 검증 없는 항해는 좌초나 피격 등 제2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요충지다.

개방과 동시에 대기 중이던 약 2,000척의 선박이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좁은 수로에서의 병목현상은 불가피하다.

항로 지연은 물론, 통제 불능 상태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이란 정부의 개방 선언을 혁명수비대(IRGC)가 즉각 뒤집었던 전례를 볼 때, 합의 주체인 정부와 실질적 무력을 가진 군부·민병대 간의 엇박자가 발생할 경우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정부는 미국 및 이란 측과 합의 이행의 구체적 로드맵을 확인하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진행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단순히 해협이 열리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선박들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항로 통제 및 호위 지원 등을 포함한 정밀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운물류 전문가는 "해협 개방은 긍정적이나, 합의 사항이 실제 현장의 군사 행동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가 성패의 핵심"이라며 "정부의 정교한 외교적 가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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